[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 우승은 어쩌면 토트넘 동료들이 만들어줬다.
토트넘 부주장 일원인 미키 판 더 펜은 16일(한국시각) 유튜브 더 오버랩에 출연해 토트넘에서의 커리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인터뷰에서 판 더 펜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절에 플랜A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초반에는 어느 팀도 우리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았다. 정말 믿기 힘들 정도의 축구를 했다"며 기분 좋은 연승 시절을 추억하면서도 "하지만 감독들은 모든 걸 분석한다. 사람들이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됐고, 때로는 플랜B가 없어서 그대로 노출됐다. 빠져나올 해법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플랜A에 대한 고집이 정말 강했던 사령탑이다. 토트넘에 부임할 수 있었던 이유도 공격적인 축구 때문이었지만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도 토트넘에서 경질된 이유도
공격 축구에 대한 과도한 고집 때문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축구가 반드시 성공을 가져온다는 일념하에 토트넘 선수들을 지도했다.
출발은 좋았다. 부임 첫 시즌 해리 케인이 떠난 와중에도 토트넘은 매력적인 축구를 펼쳤다. 제임스 매디슨과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토트넘은 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초반에 리그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핵심 전력이 이탈하고, 플랜A가 분석되기 시작하면서 토트넘의 성적은 떨어졌다. 그래도 첫 시즌에는 리그 5위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문제는 2번째 시즌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똑같은 전술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변화는 없었고, 문제점은 보완되지 않았다. 이제 토트넘의 플랜A는 모두가 알고 있는 상태였고,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은 먹히지 않았다. 손흥민이 공격에서 별로 역할을 많이 하기 못했던 시점과 겹친다.
결국 토트넘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직접 찾아가 전술 변화를 요구했다. 판 더 펜은 "어느 순간 감독에게 직접 다가가서, 뭔가는 바꿔야 하고 때로는 더 수비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1대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계속 공격만 할 게 아니라 내려서 내려서 수비진을 갖추고 승점 3점을 지켜야 했다"며 선수들이 감독에게 수비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더 충격적인 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수비 전술을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한테 맡겼다는 점이다. 판 더 펜은 "감독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고,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걸 경기장에서 우리 둘이 정리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게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사안이라는 걸 확실히 하고, 경기장 안에서 직접 소통하라고 말했죠.그래서 쿠티와 저는 모두에게 계속 소리를 질렀다"며 선수들에게 경기장에서 직접 지시했다고 고백했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는 때로는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할 때가 있었다.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계획된 시스템이 아니었던 것이다. 선수들이 전술을 수정하자고 말하지 않았다면 손흥민은 아직도 무관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 더 펜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좋아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정말 좋은 감독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경질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아버지와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건 정말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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