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 전설' 서정원 감독이 4년만에 중국슈퍼리그 클럽 청두 룽청을 떠난다.
청두 구단은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서 감독과 '우호적인 협의 끝에' 계약 연장을 맺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시에 구단은 서정원 감독의 공로를 인정해 '청두 클럽 공로 감독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 '슈팅차이나'에 따르면, 서 감독은 2021년 1월 청두 1군 감독을 맡아 선진적인 축구 철학, 엄격한 프로 정신, 불굴의 투지를 팀에 불어넣었다. 2021년 갑급리그에 머물던 팀을 1부인 슈퍼리그로 승격시킨 서 감독은 2022년 슈퍼리그 5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데 이어, 2023년 4위, 2024년 FA컵 준결승과 리그 3위 등 팀의 성장을 이끌었다. 2025년에는 구단 최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까지 진출하며 아시아 축구계에 청두의 존재를 알렸다.
17일 청두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서 감독은 2024년 중국슈퍼리그(CSL)에서 4위 안에 들어 다음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거머쥘 경우 자동으로 3년 연장 옵션을 체결하기로 돼 있었다. 애초 계약이 3+3년(성과 옵션)이었다. 팀에 남았다면 향후 3년간 연봉 포함 600만달러 이상을 벌 수 있었지만, 서 감독은 눈앞의 거액을 포기하고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청두는 구단의 최전성기를 이끈 서 감독의 공로를 인정해 내주 청두에서 환송식을 거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신분인 한국인 감독이 중국 무대에서 박수받으며 떠나는 건 드문 케이스다.
서 감독이 이별을 택한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청두는 지난시즌 개막 후 1년 가까이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계약서에 담긴 내용이 서 감독에게 불리한 쪽으로 계속 바뀌었다고 한다. 시즌 중인 7월엔 한 구단 고위 임원이 선수단 전원이 모인 회의에서 서 감독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망신을 줬다.
참다못한 서 감독은 결국 7월 텐진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구단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는 "구단은 겨울 이후 우리 코치진을 신뢰하지 않았다. 의료진과 통역관을 해고했다. 후반기 3개 대회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구단은 선수 영입에 대해 나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는다"라고 폭로했다. 이후 구단 수뇌부와 면담을 통해 시즌 중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구단과의 관계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구단의 특정 관계자가 다음시즌 서 감독과 동행을 원치 않는다는 소문이 퍼진 상황에서 '서 감독이 무리한 연봉 요구를 한다'라는 식의 현지 보도가 나왔다. 상대팀뿐 아니라 '억까'와도 싸워야 했던 셈이다.
현재 휴식 중인 서 감독은 내주 청두로 날아가 환송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국내 복귀설이 돌지만, 중국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만큼 중국 잔류 가능성이 더 크다. 현재 빅리그 중 한 곳이 서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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