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 한 남성 승객이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다른 승객들에 의해 제지되는 소란이 벌어졌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앵커리지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87편에서 카시안 윌리엄 프레데릭스라는 남성이 갑자기 기내 뒤편 비상문으로 달려가 문을 강제로 열기 위해 손잡이를 들어 올렸다.
당시 화장실을 다녀오던 한 승객이 이를 목격, 즉시 그를 붙잡았고, 다른 남성 승객 두 명이 합류해 그를 제압, 좌석에 앉혔다.
프레데릭스는 "엄마에게 전화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고, 담배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그는 "창문을 어떻게 깨야 하느냐"며 "공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전 또 다른 승객은 그가 "비행기 멈춰! 멈춰!"라고 소리치며 고개를 계속 돌리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이유를 묻자 프레데릭스는 "비행기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 아니,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비행기를 장악하려 한다. 막아야 한다" 등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목격자에 따르면 프레데릭스는 이온음료와 함께 알약을 먹었고, 이후 오히려 행동이 더 불안정해졌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그가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계속 이상한 행동을 보여 의료적 문제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비상문은 기압 차이로 인해 비행 중 열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억지로 조작할 경우 비상 슬라이드가 기내에서 전개돼 승객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상황을 파악한 기장은 즉시 관제센터에 보고했고, 그는 앵커리지 착륙 후 FBI 요원들에게 인계됐다.
프레데릭스는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승무원들에게 사과하며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병원 검사에서 그는 최근 9~10일 동안 지속적으로 술을 마셨으며 환청과 환각을 경험했고, 지난 2년간의 기억이 거의 없다고 의료진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울증·불안·불면증 치료약을 복용 중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항공은 성명을 통해 프레데릭스를 영구 탑승 금지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항공사는 "승객과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며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준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스는 이후 업무 방해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죄 판결 시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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