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크리스마스는 큰 의미를 갖는다. 박싱데이라는 엄청나게 빡빡한 스케줄도 스케줄이지만, 크리스마스 성적표로 우승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33시즌 중 크리스마스에 1위를 차지한 팀은 절반이 넘는 1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의미에서 아스널 팬들은 올해야 말로 우승을 차지할 적기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아스널은 올 시즌 1위로 크리스마스를 통과했다. 2022~2023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2위에 머물렀던 아스널은 올 여름 마르틴 수비멘디, 에베레치 에제, 빅토르 요케레스, 노니 마두에케 등을 영입하며 제대로 칼을 갈았다. 아스널은 초반부터 제대로 기세를 타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 기록은 아스널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BBC에 따르면, 아스널은 크리스마스에 1위를 오른 것이 이번을 제외하고 총 4번인데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크리스마스 1위를 다섯번 하고, 모두 우승을 차지한 첼시와 비교하면, 아스널에게 크리스마스 1위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특히 아스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 부임 후 두 차례나 크리스마스 1위에 올랐지만,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아스널에게 그나마 긍정적이라면, 지금껏 크리스마스 순위표에서 1위가 2위와 승점 2 차이가 날때 우승 확률이 높았다는 점이다. 아스널(승점 39)은 현재 맨시티(승점 37)에 2점 앞서 있다. 2006~2007시즌 맨유, 2010~2011시즌 맨유, 2011~2012시즌 맨시티, 2015~2016시즌 레스터시티가 2점의 행운을 누렸다.
문제는 상대가 맨시티라는 점이다. 크리스마스에 1위를 차지하고 우승하지 못한 최근 다섯시즌을 보면, 모두 맨시티가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100%다. 아스널은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모두 1위로 크리스마스를 통과하며 맨시티에 앞서 있었지만, 거짓말처럼 뒤집혔다. 맨시티의 우승 DNA가 그만큼 무섭다는 이야기다. 맨시티는 현재 세대교체 중이지만, 여전히 우승 경험이 많은 선수들로 가득하다. 반면 아스널은 가브리엘 제주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 없다.
아르테타 감독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오직 우리 자신의 경기력과 결과뿐이다. 이 리그가 얼마나 길고 힘든지 우리는 알고 있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역시 "우리는 우승 경쟁을 할 것이다. 선수들이 나를 잘 따라온다면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더 개선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역사는 맨시티의 역전 우승을 향하고 있다. 과연 아스널이 이 흐름을 깰 수 있을지, 남은 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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