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카나쿠보는 왜 공인구를 달라고 했을까.
키움 히어로즈 허승필 단장은 "웃어야 하나요, 울어야 하나요"라고 말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송성문이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키움 구단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키운 선수가 큰 무대에 갔으니 축하할 일이지만, 당장 내년 시즌 성적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안그래도 3년 연속 꼴찌인데, 공격 핵심 송성문까지 빠져나가니 내년 시즌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벌써부터 키움의 4년 연속 10위를 예상하는 시각도 많다. 키움 입장에서는 화가 나겠지만, 송성문이 있어도 그런 평가를 들을 상황에 객관적 전력이 그렇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꼴찌 탈출 희망은 가져볼 수 있다. 공격력이 갑자기 좋아질 거란 기대는 힘들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투수력은 확실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에이스 역할을 해줄 알칸타라를 붙잡았다. 새롭게 합류하는 와일스도 기대가 크다. 안우진도 어깨 수술 후 회복하면 5~6월에는 돌아올 수 있다. 여기에 이 선수가 방점을 찍어줘야 한다. 아시아쿼터 일본인 투수 카나쿠보. 카나쿠보만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준다면, 키움도 선발진 경쟁에서는 어느 팀에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하지 않는가. 선발만 버텨도 5강 경쟁을 하는 팀들을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봐왔다.
일단 카나쿠보의 열정에서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카나쿠보는 키움 입단을 위해 서울을 찾았을 때, 구단 관계자에게 갑자기 "KBO 공인구를 가져갈 수 있겠느냐"는 부탁을 했다고. 투수 입장에서는 리그마다 공인구가 달라 민감할 수 있다. 크기, 무게, 솔기가 다 달라 적응이 필요하다. 카나쿠보는 일본에서만 야구를 해왔기에 KBO 공인구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내년 새로운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공과 친숙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카나쿠보의 이런 기특한 마음에 키움 구단은 공 3박스를 손에 쥐어 일본으로 보냈다.
카나쿠보는 실력만 놓고 보면 연봉 20만달러 상한의 아시아쿼터로 올 선수가 아니라는 게 10개 구단 공통 평가다. 올해 사생활 논란이 있어 걱정을 샀지만, 키움은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카나쿠보가 리그에서 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나쿠보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에게 기회를 준 키움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키움의 공인구 선물이, 내년 시즌 팀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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