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배우 박근형이 고 이순재와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깊은 그리움을 전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TV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박근형은 지난달 세상을 떠난 이순재를 언급하며 70년을 함께한 선후배의 묵직한 시간을 이야기했다. 그는 "70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다. 모든 후배가 선배님이 해주신 걸 많이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근형은 연극계에서 늘 함께 호흡했던 이순재 신구와의 인연을 돌아보며 "셋이 만나 얘기하고 연극을 하며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이 불편하다고 하시더니 병원에 가셨다. 1년간 뵙지 못하고 떠나셨다. 그게 참 서운하다"고 털어놨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이 남긴 빈자리를 숨기지 않았다.
이순재와의 마지막 만남도 전했다. 박근형은 "내가 1월에 연극을 했는데 선생님이 객석에 오셨다"며 "그때 '앞으로 당신이 연극계를 맡아야 해'라고 하더라. '두 분이 계시는데 무슨 말씀이냐'고 했더니 '우리는 많이 늙어서 못 하니까 열심히 해줘'라고 했다. 유언처럼 들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책임이 무겁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지난달 25일 향년 91세로 별세한 이순재는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였다.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병세로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도 연기 연습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소속사 대표가 "몸이 좋아지면 하고 싶은 것 없으세요?"라고 묻자 "하고 싶은 건 작품밖에 없지"라고 답한 일화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개소리'에 출연했고 이후 건강 문제로 지난 10월 활동을 중단했다. 정부는 그의 공로를 기리며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긴 시간 연기와 무대를 지켜온 대배우의 마지막까지 작품을 향한 마음이 빛을 남겼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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