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현존 MVP와 2명의 현존 사이영상 투수, 그리고 홈런왕과 두 차례 MVP 수상 경력의 슈퍼스타.
이들이 한 팀이라면 '우주 최강'이라 할 만하지 않을까. 미국 야구 대표팀이 역대급 로스터 구성을 사실상 완성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가 꿈에 그리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공식 선언하면서다.
하퍼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유니폼 가슴에 성조기를 처음 단 것이 15살때였다. 그보다 더 격한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다"며 "이번에 미국을 대표해 WBC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퍼가 WBC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내년 3월 7일 WBC 1라운드 B조 소속으로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브라질을 상대 첫 경기를 치른다.
하퍼가 프로 입문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이 대회가 처음이다. 그는 2008년 16세 이하, 2009년 18세 이하 미국 대표팀 멤버로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특히 2009년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팬-아메리칸 18세 이하 대회에서는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하퍼는 아울러 2028년 LA 올림픽 출전도 약속했다.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참가가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10월 ESPN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8년 올스타브레이크를 이용해 올림픽 브레이크를 지정해 메이저리거들의 올림픽 참가를 공식화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퍼는 2024년 6월 "WBC는 정말 위대한 대회이며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대회다. 올림픽 또한 우리가 꿈꾸는 대회로 기회가 된다면 16세, 18세 때처럼 국가를 대표하고 싶다"고 했었다.
이로써 마크 데로사 감독이 이끄는 '팀 USA'는 주장인 애런 저지(양키스)를 비롯해 칼 롤리(시애틀),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윌 스미스(다저스), 거나 헨더슨(볼티모어), 코빈 캐롤(애리조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컵스), 브라이스 투랑(밀워키),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폴 스킨스(피츠버그), 로간 웹(샌프란시스코), 바비 윗 주니어(캔자스시티), 조 라이언(미네소타), 클레이 홈즈(메츠), 놀란 맥클린(메츠), 매튜 보이드(컵스),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데이비드 베드나(양키스), 그리고 하퍼까지 투타에 걸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을 망라하고 있다.
저지는 올해 AL MVP이고 스쿠벌과 스킨스는 양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밀러는 100일대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뿌리는 현존 최고의 파이어볼러 마무리로 통한다. 롤리와 슈와버는 각각 올시즌 AL과 NL 홈런 1위에 오른 거포이며, 하퍼는 2015년과 2021년, 두 차례 NL MVP를 수상했다.
이번 미국 대표팀은 명실상부한 드림팀이라 부른 만하다. 미국은 5차례 WBC에서 2017년 한 차례 우승한 반면 일본은 2006년, 2009년에 이어 지난 대회에서 패권을 거머쥐어 3차례 우승 역사를 쌓았다. 2013년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이 우승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가 최초로 참가를 선언한데 이어 최근 기쿠치 유세이(에인절스)와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가 합류했고, NPB에서 뛰는 이토 히로미(니혼햄), 타이라 가이마(세이부), 다네이치 아쓰키(지바 롯데), 오타 다이세이(요미우리), 이시이 다이치(한신) 등 투수들의 참가가 공식화됐다.
이번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3400만달러에 계약한 NPB 홈런왕 출신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등 타자들과 센가 고다이(메츠), 이마나가 쇼타(컵스) 등 에이스급 선발투수의 참가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하는 상황.
또한 다저스 소속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참가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사무라이 재팬'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3년 연속 MVP 오타니의 경우 투타 겸업을 할 지에 대해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서 결정하기로 했는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WBC에서 타자로만 뛰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23년에 비해 전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인 도미니카공화국은 후안 소토(메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매니 마차도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이상 샌디에이고),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등이 참가를 확정한 상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