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는 LA 다저스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지명타자 MVP에 등극했다.
그가 MVP에 오른 2021년과 2023년, 그리고 팔꿈치 수술 후 약 2년 만에 복귀한 올해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했을 뿐, 타자로는 일반적인 지명타자와는 다를 바 없었다. 총 4번의 MVP 등극에 있어 지명타자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녔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명타자를 꼽으라면 오타니도 당연히 후보가 될 수 있다. 수상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수여하는 '에드가 마르티네스상(Edgar Martinez Award)'을 2021년 이후 올해까지 5년 연속 수상했고, 지명타자 부문 실버슬러거를 4차례나 받았다. 작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으며, 올시즌에는 역대 최단기간 통산 250홈런 고지도 돌파했다. 홈런왕 타이틀도 2개나 따냈다.
그런데 오타니가 역사를 통튼 것도 아니고 21세기만 따졌는데도 최고의 지명타자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지 매체 USA투데이는 30일(한국시각) 'MLB 올 쿼터-센추리 팀(MLB All Quarter-Century Team), 명예의 전당 회원 및 2025년 스타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 소속 기자들과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2000년 이후 올해까지 26년을 따져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가 누구냐'를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지명타자 부문 주인공은 오타니가 아닌 데이비드 오티스였다.
빅리그 20년을 뛴 오티스는 2003~2007년, 2011년, 2013년, 2016년 등 7번 에드가 마르티네스상을 받았다. 수상 회수만 놓고 보면 오티스가 최고의 지명타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199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티스는 2003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지명타자의 대명사가 됐다. 2016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541홈런을 때렸고, 타율 0.286, OPS 0.931, bWAR 55.0을 마크했다. 올스타에 10번 뽑혔고, 지명타자 실버슬러거를 7번 수상했다. 커리어 하이는 2006년으로 54홈런과 137타점을 때려, AL 홈런-타점왕을 차지했다.
2004년, 2007년, 2013년 보스턴의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는데, 2013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688(16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7득점을 올리며 MVP에 등극하기도 했다. 은퇴 후 5년이 지난 2022년 자격 첫 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정규시즌 MVP가 된 적이 없다.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8년 동안 4번의 MVP에 오른 오타니가 오히려 21세기 최고의 지명타자로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만하다. 특히 오타니는 4차례 MVP를 모두 만장일치 의견으로 받아냈다.
지명타자로서 퍼포먼스만 따졌을 때 오타니의 성과가 오티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적절할 지 모르겠다.
USA투데이의 '21세기 올 MLB 팀'에는 포수 야디어 몰리나, 1루수 앨버트 푸홀스, 2루수 호세 알투베, 3루수 미구엘 카브레라, 유격수 데릭 지터,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 애런 저지, 무키 베츠, 지명타자 오티스가 포함됐고, 선발투수 5명은 클레이튼 커쇼,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잭 그레인키, CC 사바시아, 마무리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선정됐다.
한편, MLB.com은 이날 '2026 시즌을 정의할 10명의 선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타니를 5번째로 언급하며 '오타니가 내년 시즌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에 그렇게 많은 설명이 필요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오타니는 2026년과 2027년, 그리고 그가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남아있는 한 모든 스토리의 중심일 것이다. 감히 그 예상을 외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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