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어린이의 자세와 걸음걸이에서 자폐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가 화제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 진행된 여러 연구는 10세 미만 아동의 걸음걸이에서 엉덩이가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이른바 '오리 엉덩이' 현상을 관찰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아동은 평균적으로 다른 아동보다 골반이 약 5도 더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끝으로 걷거나 반복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습관과 관련이 있으며, 고관절 굴곡근이 뻣뻣해지면서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결과를 유발한다. 이런 자세는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허리·엉덩이·무릎에 부담을 주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본과 이탈리아 연구진은 8~10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행 패턴 분석에서 이러한 골반 기울어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2018년 이탈리아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심리학 프런티어 저널(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폐 아동이 '오리 엉덩이'처럼 보이는 걸음걸이를 자주 보인다고 밝혔다.
3D 모션 분석과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실험에서 자폐 아동은 발이 땅에 닿을 때 골반이 과도하게 앞으로 기울고, 허벅지가 더 많이 굽혀지며 발목 움직임은 줄어드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진은 자폐 증상의 심각도가 이러한 보행 패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ADHD와의 연관성도 보고된 바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폐 아동의 50~70%가 ADHD 증상을 함께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ADHD 아동은 평균적으로 골반이 약 4.5도 더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빠른 걸음을 걷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충동성과 과잉행동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폐증은 주로 유전적 요인과 임신·출산 초기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의 고령, 저체중 출산, 특정 독성 물질 노출 등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ADHD 역시 임신 중 흡연·음주, 납 노출, 조산, 뇌 손상 등이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세 변화가 자폐증이나 ADHD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육과 균형,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나타나는 신체적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 발견을 통해 운동이나 치료적 지원을 제공하면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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