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마지막 한 가닥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까. 야구 역사상 최악의 '먹튀'로 기억될 슈퍼스타가 마지막 시즌 계약 재조정 제안을 받아들였다. 초고액 장기 계약을 체결한 그는 부상과 부진으로 얼룩진 커리어를 보내다가 끝내 부활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3545억원 거물' 앤서니 렌던(36)의 이야기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일(한국시간) '렌던과 에인절스가 계약 재조정에 합의했다. 렌던의 애너하임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에인절스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타플레이어 렌던이 남은 계약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에인절스는 마지막 연봉을 향후 3년에서 5년에 걸쳐 지급하기로 했다. 렌던은 2020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달러(약 3545억원) 천문학적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 드디어 7년차에 접어든다. 남은 연봉도 무려 3500만달러(약 506억원)다. 디애슬레틱은 '이로써 에인절스는 향후 FA 영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조명했다.
렌던의 몰락은 너무나도 드라마틱했다.
우투우타 거포 3루수 렌던은 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했다. 7년 동안 타율 2할9푼 OPS(출루율+장타율) 0.859에 136홈런을 기록했다. 올스타 1회, 실버슬러거 2회 수상했다. MVP 후보에도 4차례 올랐다. 워싱턴 마지막 해인 2019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34홈런 126타점 OPS 1.010 대폭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인절스와 초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악몽은 즉시 찾아왔다. 렌던은 코로나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반짝 활약을 제외하고 줄곧 내리막을 탔다. OPS가 2021년 0.712를 시작으로 2022년 0.706, 2023년 0.678, 2024년 0.574까지 추락했다. 에인절스 이적 후 6년 동안 때린 홈런이 22개 밖에 안 된다. 2025년은 부상으로 날렸고 2026년도 못 뛸 전망이다.
부상을 달고 살았다. 햄스트링 부상을 시작으로 고관절 수술, 손목 부상, 정강이 부상, 허리 및 복사근 등 여기저기 아팠다.
그것 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디애슬레틱은 '렌던은 부상 외에도 여러 차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2022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난투극에 연루됐다. 부상 중임에도 말이다. 2023년 개막전 패배 후에는 팬과 언쟁을 벌였다. 렌던의 소통 방식은 종종 트러블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는 부상 질문을 받으면 "오늘은 영어 못 해요"라며 농담으로 넘겼다. 그는 또한 "야구가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 내 직업일 뿐이다.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다. 내 신앙과 가족이 우선"이라고 말해 구단과 팬들의 울화통을 터뜨렸다.
디애슬레틱은 '렌던은 공식적으로 은퇴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다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에인절스 이적 후 한 시즌에 58경기 이상 출전한 적이 없다. 6년 동안 1032경기 중 257경기에만 나왔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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