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왕옌청 유탄, 엄상백은 어디서 던져야 하나.
한화 이글스는 올해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아시아쿼터로 대만 출신 좌완 왕옌청을 선택했다.
연봉 10만달러. 최대 20만달러의 절반밖에 안되는 선수라고 절대 무시하면 안된다. 10만달러 실력이 아니라, 이적료를 쓰느라 연봉을 10만달러밖에 못 준 것이다.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여기에 가장 큰 메리트는 선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 2군 무대에서 기량을 갈고닦아왔다. 당초 팀들이 아시아쿼터로는 최대 필승조 자원만 데려와도 성공이라고 봤는데, 만약 4~5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할 수 있는 선발이 1억원대 연봉으로 온다면 그야말로 '초대박'이다. 만약 그 투수가 10승까지 해버린다면 엄청난 투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한화는 안그래도 선발이 강하다. 외국인 선수 2명은 고정이다. 여기에 류현진, 문동주는 대체 불가다. 왕옌청의 자리는 5선발이 될 전망.
이렇게 되면 문제는 엄상백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무려 78억원을 투자해 FA 영입한 선수다. 이렇게 큰 돈을 준 이유는 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계약의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엄상백은 한화 첫 시즌을 망치고 말았다. 2승7패 평균자책점 6.58. 전반기는 김경문 감독도 그를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기회를 줬지만, 우승 경쟁을 하던 팀 사정상 계속 기회를 줄 수 없었다. 결국 후반기는 불펜으로 강등됐고, 불펜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구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구속은 150km 가깝게 잘 나왔다. 결국 멘탈 문제. 자신있게 자기 공을 뿌리지 못했다. 위기를 맞이하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의 투구였다.
엄상백 입장에서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부활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선발로 가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경기력만 올라온다면 김 감독도 엄상백을 선발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왕옌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일단 한 번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왕옌청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처음 5선발 기회는 왕옌청에게 갈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78억원 몸값의 불펜 요원 엄상백이 될 수 있다. 현재 KT 위즈에서 뛰는 베테랑 잠수함 우규민도 삼성 라이온즈와 65억원 계약을 맺었다 선발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해 불펜 전환한 사례가 있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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