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춤이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 저하를 늦추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오히려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떨림과 운동 장애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질병이 진행될수록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 토론토 요크대학교 연구진은 정기적으로 무용 프로그램에 참여한 파킨슨병 환자들은 최대 6년 동안 인지 기능 저하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일부 참가자에서는 인지 점수가 오히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조셉 드수자 교수는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경과는 운동 증상과 함께 인지 기능이 점차 악화되는 것"이라며 "장기간 추적 연구에서 인지 저하가 멈췄다는 결과는 매우 놀라운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무용 프로그램에 참여한 파킨슨병 환자 43명과, 특별한 신체 활동 없이 지낸 파킨슨병 환자 28명을 비교 분석했다.
무용 수업은 의자에 앉아 하는 워밍업으로 시작해 바레(barre) 동작 연습을 거친 뒤, 바닥 동작을 포함한 춤으로 마무리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실제 공연을 앞두고 특정 안무를 배우기도 했다.
그 결과, 무용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룹은 인지 기능 점수가 전반적으로 유지되거나 향상된 반면, 활동하지 않은 기준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거나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춤을 추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76% 낮았다.
연구진은 "춤이 인지 기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일부 파킨슨병 환자에게서는 인지 개선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질병이 진행되면 환자 5명 중 4명은 결국 심각한 인지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 시점에서 이미 인지 기능 저하가 시작된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진은 춤이 신체 활동에 그치지 않고 뇌의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음악을 듣고, 새로운 동작을 배우며, 순서를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앞서 드수자 교수와 공동 연구진은 춤이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증과 운동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현재 베이크레스트 연구·교육 아카데미와 협력해, 주 1회 이상 춤을 추는 것이 파킨슨병 환자의 작업 기억과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드수자 교수는 "춤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고려할 때, 향후 연구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약물 치료를 보완하는 비약물적 중재로서 춤의 가능성을 더 넓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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