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울산HD에게 2025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2022~2024년 3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하며 '왕조의 문'을 연 울산은 4연패와 더블(리그+코리아컵 2관왕)을 노렸지만,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창단 두번째로 하위스플릿으로 추락한데 이어, 9위(승점 44)에 머물렀다. '잔류 당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사령탑은 두 번이나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신태용 전 감독과는 폭로전까지 이어지며, 팀이 갈기갈기 찢겼다.
그런만큼 2026년 병오년, 울산의 키워드는 '새출발'이다.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동계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출국한 울산 선수단은 이구동성으로 "지난해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울산 원클럽맨' 김현석 전 전남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울산에서 뛰었던 곽태휘 수석코치, 이 용 코치 등을 더하며 울산색을 짙게했다. 구단 정체성을 잘 아는 '레전드'들을 중심으로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의지의 뜻이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일 선수단과 처음으로 만남을 가진 김 감독은 "난 오픈 마인드다. 선수들에게 스태프 사이에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교류가 이뤄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선수들이 지난 시즌 어려움을 겪은만큼, 심리적 안정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진 '가물치'를 별명으로 하는 김 감독은 "지금은 강한 것보다 부드러운 것이 필요하다"며 "선수들이 자존심을 찾을 수 있는 전지훈련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곽 수석코치는 "팀이라는 게 하나의 분열이 더 큰 분열을 일으킨다. 선수들이 마음을 열고 새출발하는 만큼 코치진과 신뢰를 쌓을 수 있게 잘 서포트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처음 지도자로 변신해 'K리그 데뷔팀'이었던 울산으로 돌아온 이용 코치도 "막내 코치는 선수들과 코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잘해야 한다. 선수들과 소통을 하면서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가져가게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아픔을 직접 겪었던 선수들의 의지는 더욱 컸다.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은 "축구하면서 처음으로 (새 시즌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정말 새롭게 가져보는 것 같다"며 "다시는 지난해 위치에 있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동계부터 단단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골키퍼' 조현우도 "올해는 정말 울산이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전지훈련에 임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전역해 K리그1 MVP를 수상했던 이동경은 "우리는 최근 3년간 우승을 했던 팀이다. 지난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모두 잘 준비해야 한다"며 "지난해(13골-12도움)보다 골 하나, 도움 하나씩을 더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은 이달 27일까지 알 아인에서 새 시즌에 대비해 훈련한다. 귀국 이후 잠시 숨을 돌린 뒤 시즌 첫 공식전인 2월 11일 멜버른시티(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홈 경기까지 울산에서 담금질을 이어간다.
인천국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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