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국? 거길 가야 돼?' 이런 반응도 있었다."
지난해 8월 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였던 터커 데이비슨은 6이닝 1실점 쾌투로 7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5패)째를 챙겼다.
프로 데뷔 첫 10승을 챙긴 경사스러운 날. 데이비슨은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당시 3위였던 롯데는 우승을 목표로 10승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고, 데이비슨은 구단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데이비슨은 수훈선수 인터뷰가 고별 인터뷰로 바뀐 순간에도 롯데를 원망하진 않았다. 프로 첫 10승을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던 롯데에 오히려 감사를 표했다.
데이비슨은 "진짜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리그에서 오퍼가 왔기도 했고 가족들에게 처음 이야기했을 때는 '거기를 가야 돼?' 이런 반응도 있었다. 가족들이 부산과 한국을 경험할 수 있게 내가 기회를 받은 것 같아서 더 감사하다. 만약 (한국에서)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쟁취하겠다"며 KBO리그 무대에서 더 뛸 수 있길 바랐다.
2026년 KBO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구성이 모두 끝난 가운데 데이비슨의 이름은 없었다. 한국 마운드에 다시 설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재취업 소식이 들렸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윌 새먼은 7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리그 소식통에 따르면 좌완 데이비슨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알리며 "데이비슨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23⅓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롯데에서 방출된 뒤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에서 뛰었다. 6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25이닝,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콜업은 어려운 성적이었다.
미국 스포츠매체 '스포팅뉴스'는 'KBO리그에서 견고한 1년을 보낸 전직 메이저리그 투수를 영입할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 의미 있는 계약이다. 마이너리그 계약이기에 필라델피아는 데이비슨에게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는다. 40인 로스터에는 자리가 없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얻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롯데와 끝이 좋진 않았지만, 어쨌든 짧은 기간 10승을 수확한 덕분에 데이비슨은 미국에서 또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필라델피아에서 2년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이비슨은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처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4년까지 통산 56경기(선발 17경기), 4승10패, 129⅔이닝, 100탈삼진,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2023년부터는 거의 불펜으로만 등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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