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구위로 봤을 때는 좋은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비 1차 캠프 훈련지인 사이판으로 출국하면서 고우석을 추가 발탁한 배경을 설명했다.
KBO는 지난 6일 "사이판 캠프에 고우석과 김혜성(LA 다저스)의 합류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김혜성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고우석은 깜짝 발탁에 가까웠다.
고우석은 냉정히 지난 2시즌 동안 실패를 거듭한 선수였다. 2023년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로 인정받은 고우석은 돌연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LG는 고심 끝에 포스팅을 허락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계약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이 곧 메이저리거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고우석은 2024년 스프링캠프에서 떨어진 구위를 끝내 회복하지 못했고, 샌디에이고는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더 몸을 만들도록 조치했다. 긴 마이너리그 생활의 시작이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에서 1년도 채 보내지 못한 상태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고, 지난해는 마이애미에서 방출된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겨우 손을 잡았으나 2년 계약이 다 끝날 때까지 결국 메이저리그 마운드는 단 한번도 밟지 못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팀에서 14경기에 등판해 21이닝, 평균자책점 4.29에 그쳤다. 지난해 루키리그와 싱글A 등 마이너리그 전체 등판 기록은 32경기, 42⅓이닝, 평균자책점 5.10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열리는 2026년 WBC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9년 대회 준우승 이후 2013, 2017, 2023년까지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기 때문. 한국 야구 흥행 열기를 이어 가기 위해서라도 이번 WBC 성적이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최정예 전력을 꾸려야 하는 상황. 왜 대표팀은 마이너리그에서 구속 회복 및 부상 재활로 거의 시간을 보낸 고우석을 불렀을까.
류 감독은 "고우석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예비 엔트리 35명을 뽑는 과정에서 고우석의 구위로 봤을 때는 좋은 컨디션만 유지된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내가 듣기로는 준비는 제일 먼저 하고 있었고, 제일 (준비가) 잘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고우석이 LG 마무리투수 시절의 구위와 자신감을 마우드에서 회복한다면 대표팀의 큰 무기인 것은 분명하다. 고우석은 올겨울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해 미국 생활을 연장한 상태다. WBC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회이기에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미국에서 불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우석은 "지금 몸 상태도 괜찮고, 작년에는 시즌 중간에 부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부상도 말끔히 나았고 좋은 상태다. 내가 메이저리그에 있지도 않았고, 던진 표본도 적었는데 그래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다. 기회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그래도 나를 좋게 봐주신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종 엔트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고우석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사이판 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증명해야 한다.
고우석은 "지금 국가대표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훈련 가는 것부터 항상 똑같은 마음인 것 같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것을 항상 꿈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이랑 지금이랑 똑같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고우석은 2023년 대회 때 뒷목 담 증상으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 마운드가 난타를 당하며 1라운드에 탈락하자 고우석이 여러모로 뭇매를 맞았다.
고우석은 "한번 몸 관리를 내가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부상 없이 계속 경기 전까지 대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몸 상태를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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