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설을 앞두고 만감류가 한참 수확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농산물 유통상인이 미국산 만다린 무관세 수입의 영향을 과장해 유포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제주시에서 레드향을 재배하는 농민 A씨는 16일 "레드향 수확 때지만 아직 따지 못한 레드향을 보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유통업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미국산 만다린 영향을 과장해 소문을 퍼뜨리며 산지 농민들에게 불리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고품질 레드향을 생산하려고 1년간 노력했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레드향 농가의 B씨는 유통상인이 미국산 만다린 수입 영향 등을 거론하며 산지 가격을 계속 내리도록 요구해 '울며 겨자먹기'로 낮은 가격에 레드향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막상 레드향을 따자 유통업자 측은 규격보다 큰 열매가 있다는 등 여러 이유를 대며 배짱을 부렸고, 결국 100관(3.75㎏)당 5관을 공짜로 더 얹어 주기로 합의하고 레드향을 넘겼다.
A씨는 "레드향을 딸 때부터 상품만 골라서 따고 이후 무게를 재는 과정에서 다시 상품만 골라 거르고 있다"며 "상인 측의 주장에 따라 다시 무게를 재봤지만, 큰 열매가 거의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계약이 곤란한 분위기를 만든 뒤 산지가격을 후려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만다린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수입 관세율을 당시 144%에서 매년 9.6%씩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해 올해부터 관세가 없어졌다.
제주도는 미국산 만다린 수입 물량이 아직 많지도 않고 향후 수입 물량도 불투명하다고 진단한다.
올해 한 해 1만6천t가량 수입 물량을 목표했지만, 미국 농가 현지에서 병해가 번지고 오랜 유통과정과 고환율로 실제 수입 물량은 더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제주 만감류의 품질이 더 좋고 만감류 가격도 적정해 미국산 만다린보다 제주 만감류 경쟁력이 더 높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4일 레드향 재배 농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부 중간 상인들이 제주 만감류를 낮은 가격에 구매하려고 만다린을 공포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지만 흔들리지 말고 고품질 생산에 전념해달라"고 말했다.
제주만감류연합회는 지난 7일 담화문에서 "최근 만감류 수확기를 맞아 일부의 유통인들은 만다린 수입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통해 농가들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산지 거래 시 적정가격 기준 부재로 농가의 출하 혼선 및 시장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은 심히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만감류는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카라향, 황금향 등 노지 감귤(온주밀감)보다 늦게 수확하는 감귤류를 말한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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