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극적 계약으로 한숨 돌렸는데, 과연 서건창의 자리는 있을까.
모두들 낭만을 얘기한다. 은퇴 위기에 처했던 왕년의 MVP. 결국 그를 신고선수에서 리그 최고의 스타로 키워줬던 친정 키움 히어로즈가 그를 품었다. 키움은 16일 서건창과 연봉 1억2000만원에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서건창은 히어로즈에서 2012년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 석권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2014년에는 KBO리그 최초 200안타를 치며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무릎 부상 이후 내리막 길을 타기 시작했고, FA 대박 꿈을 이루지 못하고 무려 '4수'를 했다. 정들었던 키움을 떠나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에서 반전을 꿈꿨다. 2024년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을 이끌고 우여곡절 끝 1+1년 최대 5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 1+1년을 채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올해 37세. 공-수 황혼기에 접어든 서건창을 찾을 팀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서건창 은퇴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였다.
이제 각 팀들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직전. 이 때까지 소식이 없어 서건창의 야구 인생도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그 시절 최고 스타 박병호를 코치로 영입한데 이어, 서건창을 외롭게 떠나보내지 않았다. 의리와 낭만의 시나리오였다.
일단 연봉은 왜 1억2000만원일까. 사실 서건창은 지난해 1군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선수에게 너무 많은 액수다. 키움은 이왕 영입하는 거, 서건창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주고 싶었다. 그래도 기준은 있어야 했다. 1억2000만원은 서건창이 KIA에서 +1년 옵션을 실행했을 경우 받을 연봉이었다. '구두쇠' 이미지의 키움임을 감안하면, 통큰 결정이었다.
다만 이 계약이 서건창의 마지막일 수 있는 선수 생활 도전에 장밋빛이라고는 속단할 수 없다. 물론 전보다 상황은 낫다. 사실 서건창이 LG에서 방출되고 KIA행을 선택하기 전, 키움이 먼저 연락을 했다. 하지만 당시 키움에는 김혜성이라는 대체 불가 2루수가 있었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컸던 서건창이 키움 대신 KIA로 간 이유였다. KIA가 만만하다는 게 아니라, KIA에 가면 그나마 출전 경기수를 늘려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지금은 김혜성이 없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소속이다. 송성문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떠났다. 키움은 마땅한 주전 2루수가 없는 상황이다. 내야를 완전 개편해야 한다. 서건창도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주전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그런데 서건창은 1군 대만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한다. 일단 경남 창녕에 차려지는 2군 캠프로 갈 예정이다. 서건창 복귀가 확정되기 전 1군 캠프 명단이 짜여진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정말 중요한 선수라면 그와 관계 없이 추가로 1군 명단에 포함을 시켰을 것이다. 이게 낭만을 떠나 서건창이 처한 냉혹한 현실이다.
물론, 2군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2차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할 수도 있다. 또 2군 캠프에 간다고, 개막전 주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시범경기에서 관록을 보여주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과연 어렵사리 친정으로 돌아온 서건창이 기다렸던 팬들을 울리는 대반전 드라마를 올시즌 쓸 수 있을까. 사연 많은 그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새로운 도전이 이제 시작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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