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분명 좋은 의도로 다같이 해외 훈련을 잘 마쳤는데, 다소 생소한 규정 때문에 구단들이 동분서주했다. 항공권을 바꾸고 스케줄을 조율하느라 한바탕 난리였다.
야구 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해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났었고, 지난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귀국했다.
대표팀에 소집됐던 선수들은 하루 이틀 짧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등장했다. 바로 '카보타지 룰'이었다.
카보타지 룰'이란, '자국 내 운송은 자국 항공-해운-육상 사업자만' 할 수 있게끔 하는 자국내 운송업 보호를 위한 국제 규정이다. 특히 미국이 엄격하게 적용하는데, 미국 본토와 미국령 섬을 오갈때 최소 한번은 미국 국적 항공사를 이용해야 한다. 또 환승이나 경유를 하는 과정에서 최소 5일이 지나면 문제가 없지만, 그 전에는 이 룰이 적용된다.
대표팀에 소집돼 사이판에 다녀온 선수들이 5일 이내에 다시 미국 본토나 미국령에 가기 위해서는 미국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는 규정인데, 미국 애리조나 혹은 미국령 괌으로 캠프를 떠나는 팀들의 소속 선수들이 발목이 잡힐 뻔 했다.
지난 22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LG 소속 선수들 중 대표팀에 다녀온 박해민, 박동원, 홍창기 등 선수 8명과 코칭스태프 3명은 이 규정으로 인해 기존 항공권을 취소하고, 미국 항공사를 이용해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떠났다.
23일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본진과 함께 미국령 괌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배찬승은 국내 항공사 외에는 괌으로 갈 수 있는 항공편이 없어, 아예 출국 스케줄을 27일로 미뤄야 했다.
24일 출국 예정인 NC 다이노스 김주원, 김영규는 일찌감치 항공편을 바꿨는데 또 예상치 못한 난관이 들이닥쳤다. 김주원과 김영규는 선수단과 같은날인 24일 미국 항공사를 이용해 댈러스를 경유할 예정이었는데, 현지 기상 악화로 인해 해당 항공편이 캔슬되는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결국 선수들은 다시 델타항공 항공편으로 티켓을 교체했는데, 같은날 출국은 하지만 시애틀에서 환승한 후 피닉스를 거쳐 차로 투손까지 이동한다. 쉽지 않은 이동이다.
반면 카보타지 룰에서 유일하게 혜택 아닌 혜택을 본 선수는 삼성 원태인과 구자욱이다. 두 선수는 국내 입국 없이 사이판에서 삼성 캠프지인 괌으로 바로 이동했는데, 덕분에 규정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대표팀도 '뻘쭘'해졌다. 사이판에서 부상 선수 발생 없이 기분 좋게 1차 캠프를 모두 마쳤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하며 소속팀과 선수들이 우왕좌왕해 머쓱해지고 말았다.
인천공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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