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일단 포수는 아니지."
한국시리즈 이후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의 첫 만남. 하지만 지도자 인생 내내 강조해온 '팀 퍼스트' 정신은 100억 FA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화는 28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4일차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 앞서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한국시리즈의 아쉬움을 되새기며 "잘했는데 아쉽다. 우리 젊은 선수들에겐 큰 재산이 될 경험"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1,2등 공신이었던 폰세와 와이스는 더이상 없다. 리베라토도 떠나보냈다.
대신 2024년 함께 했던 페라자가 돌아왔다. 그리고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거포 강백호를 영입했다. 노시환과 더불어 한화의 홈런 클린업을 구성할 선수들이다.
김경문 감독은 "강백호는 기대하는 지점이 명확하다. 장타를 쳐줘야할 선수다. 우리 타선에 정말 큰 힘이 될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강백호의 활용을 묻는 질문에 고민하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일단 포수는 아니다. 우리 젊은 포수들, 허인서 장규현 박상언 나이도 어리고 잠재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우리 입장에선 키워야하는 선수들이다. 강백호는 일단 1루로 놓고, 캠프를 치르면서 좌익수로의 활용 방안도 고민하려고 한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지명타자는 체력 안배가 필요한 타자들이 돌아가면서 치는 게 맞다. 고정 지타는 (강백호의)답이 아니다."
2024년 6월 한화 부임 당시 "얕보이지 않는 팀,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그다. 문동주를 비롯해 문현빈 정우주 이진영 등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점찍고 키워냈다. 한편으론 채은성 하주석 주현상 박상원 한승혁(KT 이적) 등 베테랑-중견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삼았다.
강백호의 기량이나 파괴력은 인정하지만, 강백호에게 '올인'하진 않겠다는 것. 두산 베어스나 NC 다이노스 사령탑 재임 시절 정도를 벗어난 선수에게 서릿발 같았던 김경문 감독의 야구관은 여전하다.
김경문 감독은 올시즌 한화에 돌아온 페라자에 대해서는 "우익수를 맡길 거다.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하니까, 수비 부담을 주기보단 공격에서 더 잘하는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중견수에 대해서는 "(신인)오재원은 이제 고등학교 갓 졸업한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다. 다만 지금 당장은 이원석이나 이진영에게 먼저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 선수들도 지금 가슴이 뜨겁다. 마음 속에 있는 불꽃을 꺼내서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화에는 류현진이 있다. 지난해 폰세-와이스를 선배로서 이끌어줬고, 올해는 사이판캠프부터 문동주를 멘토로서 지도하고 있는 그다. 기록 자체도 나쁘지 않지만, 숫자로는 보여줄 수 없는 팀 기여도와 애정이다.
"외국인 투수들은 좀더 지켜봐야할 단계고, 일단 문동주와 류현진이 있으니 든든하다." 10개 구단 모든 사령탑이 장밋빛 꿈을 꾸는 시기다. '최고령' '대선배' '레전드' 김경문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멜버른(호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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