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FA 손아섭(38)의 겨울이 춥다. KBO리그 전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는데 손아섭은 아직 혼자다. FA 시장에 남은 유일한 미계약자다.
여러 해석이 나온다. 수비 참여가 제한적이라 지명타자에 가깝다든지, 스피드가 떨어진 교타자라 매력이 감소했다든지, 홈런타자가 아니라서 거액을 투자하기 꺼려진다든지 하는 말들이 많다.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단지 이런 이유들 때문이라면 의아한 측면이 있다. 비슷한 상황인 최형우(43)와 김현수(38)는 아주 좋은 계약을 따냈다. 심지어 복수 구단이 쟁탈전까지 벌였다. 최형우는 2025시즌 수비를 단 29이닝 소화했다. 언제 기량이 급전직하해도 이상하지 않은 40대 중반이다. 김현수도 장타율 0.400을 넘긴 게 2018년이 마지막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최형우에게 2년 최대 26억원, KT는 김현수에게 3년 50억원을 안겼다.
손아섭이 최형우 김현수와 비교해 파괴력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최형우 김현수가 수십억원을 받는 가운데 손아섭이 미아가 될 정도로 차이가 크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다. 손아섭은 홈런은 부족할지 몰라도 2루타는 여전히 20개 넘게 칠 수 있고 100안타 이상 3할 타율이 기대되는 타자다. 동시에 최형우 김현수가 40홈런 120타점씩 치는 슈퍼 게임체인저도 아니다. 경기 내적인 쓰임새만 본다면 손아섭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최형우 김현수와 손아섭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우승 경험이다. 최형우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 통합 4연패의 주역이다. KIA 이적 첫 해인 2017년 역시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2024년 41세의 나이로 다시 KIA를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김현수는 2015년 두산 전성기의 포문을 연 한국시리즈 우승 선봉장이다. LG는 2018년 김현수를 영입한 뒤 2019년부터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으며 이 기간 통합우승 2회를 거뒀다. 김현수는 LG를 크게 바꾼 역사적인 영입 중 하나로 꼽힌다.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과 KT는 최형우와 김현수에게 '경기 외적인 무언가'까지 기대하면서 거액을 투자한 것이다. 팀의 체질을 개선시킬 리더십을 이들은 이미 증명했다.
손아섭은 KBO리그 우승 경력이 없다. 롯데 NC 한화를 거치며 많은 도전을 했지만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2025년 한화가 트레이드를 통해 '우승 청부사' 손아섭을 영입했지만 이번에도 아쉬움을 삼켰다.
이탓에 손아섭은 오로지 차가운 숫자로만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시간은 손아섭의 편이 아니다. 스프링캠프 기간도 어영부영 흘러가면 올해 다시 증명할 기회마저 놓칠지도 모른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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