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618개)의 주인공, FA 손아섭의 2026년 행선지가 시계제로다.
한화 이글스의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뛰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보였던 흐름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한화 구단이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두며, 손아섭의 거취는 단순 잔류를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스프링캠프를 진두지휘 중인 한화 손혁 단장은 스포츠조선과 만나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손 단장은 "3일 전 최종 오퍼를 던졌고, 이제는 선수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공을 손아섭 측으로 넘겼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손아섭의 이적 가능성을 열어주겠다는 한화의 입장. 손 단장은 "데려갈 팀이 있다면 보상금도 낮춰주겠다고 이미 얘기했다"며 사실상 '사인 앤 트레이드' 시장에 손아섭을 내놓았음을 시사했다.
7억5000만 원에 달하는 FA 보상금은 손아섭 이적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관심이 있는 구단이 있었지만 보상금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있었다.
이 족쇄를 느슨하게 풀어주겠다는 것은 하루 빨리 손아섭이 뛸 수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 타 구단 입장에서는 보상금 부담이 줄어든 '최다 안타 제조기' 손아섭 영입은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 해봐야 할 사안이 됐다. 연봉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명타자나 대타 보강이 필요한 팀으로선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입장은 명확하다. 손아섭이란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강백호 페라자 영입 등 팀 내 중복되는 자원으로 인해 선뜻 품기는 고민스러운 상황. 레전드의 앞길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보상 할인 카드'를 들고 나온 셈이다.
손아섭 입장에서도 이적이 답이다. 한화로선 거액을 투자한 FA 강백호나 외인타자 페라자를 안 쓸 수도 없는 노릇. 기회라는 측면에서 포화 상태인 한화 코너 외야와 지명타자를 놓고 무한 경쟁을 펼치는 것 보다 상대적으로 경쟁 가능한 팀으로 옮기는 편이 유리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화의 보상금 인하를 등에 업고, 주전 자리 확률이 높은 '제3의 팀'으로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떠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공공연히 "손아섭 영입은 없다"고 공언한 팀들도 급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몸값을 낮춘'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이 열린 만큼 언제든 길게 끌어온 거취문제가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000안타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타석 기회'란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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