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억원 퇴직금? 절대 아니다, 분명 기회는 온다.
마지막 FA 손아섭이 결국 도장을 찍었다.
한화 이글스는 5일 손아섭과 1년 1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아섭은 6일 2군 스프링 캠프가 차려진 일본 고지로 떠난다. 이미 1군 캠프는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만큼 2군 캠프에서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추후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기다릴 예정이다.
우여곡절 끝 계약이다. 손아섭은 지난해를 끝으로 NC 다이노스와 맺은 4년 64억원 계약이 끝날 예정이었다. 마지막 시즌 도중 트레이드 됐다. NC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손아섭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 우승을 노리는 한화의 마지막 퍼즐로 가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한화에서 첫 우승을 만끽하고, 세 번째 FA 계약까지 대박을 터뜨리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한화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올해 우승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100억원을 들여 강백호를 데려왔다. 손아섭의 자리가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손아섭이었다. 한국 야구 안타 역사를 바꾼 사나이. 초대박까지는 아니어도, FA 신청을 하면 어느 팀이든 그를 찾을줄 알았다. FA C등급이라 보상 선수도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시장은 차가웠다. 배트 스피드와 장타력이 떨어지고, 발까지 느려진 여기에 수비도 불안한 베테랑 선수를 원하는 팀은 없었다. 한화도 어떻게든 길을 열어주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사인앤드트레이드를 하려 백방 수소문했지만, 마지막까지 손아섭을 원하는 팀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손아섭이 선택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 한화 잔류. 한화도 지난 시즌 도중 데려와 바로 계약을 하지 않는 건 인정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샐러리캡이 터지기 직전이지만 손아섭의 연봉 1억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연봉 규모든, 돌아가는 상황이든 손아섭에게 매우 불리하다. 사실상 '우리 구상에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협상과 계약이었다. 그러니 손아섭의 고민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선수들은 직감한다. 이 계약이 마치 '퇴직금'을 받는 듯한 느낌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게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 프로야구 팀이 한 시즌을 치르면 절대 구상대로 100% 돌아가지 않는다. 수많은 변수들과 마주한다. 손아섭이 실력으로 증명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수도 있고,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시즌 중 언제든지 기회는 찾아온다. 확실한 컨택트 능력을 갖춘 타자가 필요한 순간은 수없이 많다. 그 기회를 부여잡으면 된다. 언제, 어떻게 야구 인생이 달라질지 모른다.
노경은(SSG)을 보면 된다. 방출 아픔을 딛고 SSG에서 40세가 넘은 나이에 홀드왕이 되더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까지 발탁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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