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멜로를 위해 태어난 '유죄 인간' 배우 박정민(39).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치명적인 스타성까지. 그의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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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연기한 박정민. 그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휴민트'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노력과 애정을 털어놨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올해 설날 간판 영화로 등극한 '휴민트'는 충무로 '흥행술사' 류승완 감독이 지난 2013년 선보인 '베를린'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첩보 장르로, 시사회 직후 실관람객들의 호평을 얻으며 개봉 3일 전부터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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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023년 개봉한 '밀수'에 이어 '휴민트'까지 류승완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휴민트'에서 온몸을 내던지는 거친 액션으로 박건이 가진 본능을 최대치로 드러내는 동시에, 오직 지켜야 할 인물 채선화(신세경) 앞에서만 드러나는 따뜻한 얼굴로 극적인 반전을 완성하며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수 화사와 함께한 '굿 굿바이(Good Goddbye)' 퍼포먼스를 통해 대한민국을 '전 남친' 매력으로 빠지게 만든 박정민은 '휴민트'에서 절절한 순애보 멜로 감성을 선보여 '멜로킹'으로 굳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NEW
이날 박정민은 '휴민트' 개봉을 앞두고 "예전에는 내 작품이 개봉하기 전에 엄청 떨리고 심지어 잠도 못잤는데, '휴민트'는 영화 자체에 대한 기억이 좋아서인지 기대되는 마음이 크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내 작품을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예전처럼 내가 출연한 모든 작품에 목숨을 걸진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부분에 있어 편안하게 기다려진다. 관객이 우리 영화를 편하고 재미있게 봐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분 좋게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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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역대급 비주얼이라 불릴 정도로 멋진 비주얼을 선보인 것에 대한 이야기도 끊이지 않았다. 류승완 감독이 전작 '밀수' 당시 조인성에 비주얼을 몰아줬다면 '휴민트'에서는 박정민에 멋짐 비주얼을 쏟은 것에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이 '우리 정민이 너무 예쁘니까'라며 멋있게 찍어준 것은 아닐 것이다. 박건이라는 인물이 워낙 멋있으니까 멋있게 담아준 게 아닌가 싶다. 만약에 나를 정말 좋아하고 애정했다면 '밀수' 속 장도리는 그렇게 찍어주면 안됐다"고 한숨을 쉬어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그는 "체중 감량을 정말 많이 했다. 아마 '밀수' 때와 비교하면 15~20kg 무게가 차이날 것이다. 장도리 때는 몸무게가 80kg 정도 나갔던 시절이었는데 여러 의미로 정말 행복했다. '휴민트' 때는 불행했다고 하면 불행했을 수 있다. 식단 조절과 계속 운동을 해야 했다. 쉬고 싶은데 쉴 수가 없었고 난생 처음으로 촬영하기 전에 러닝을 하고 갔다. 화면에 멋있게 나와야 하고 샤프하게 나와야 하니까 무조건 촬영 가기 전에 10km를 뛰고 현장에 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부기를 다 빼고 가야 했고 지금보다도 훨씬 말랐어야 했다. 류승완 감독도 내게 '휴민트' 초반에 살을 빼야 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박건은 남자다워야 하고, 야생의 느낌이 있어야 했다. 또 속을 알 수 없어야 하고 굉장히 목적성이 명확해야 한다는 캐릭터의 조건이 있었다. 나 또한 잘생겨보여야 한다는 욕심보다는 박건처럼 보여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박건처럼 나와 줘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압박이기도 했다"며 "스태프들도 비주얼을 만드느라 고생했다. '휴민트' 촬영 들어가기 3~4일 전에 촬영 감독과 조명 감독이 내 모습을 360도 돌려가며 사진으로 찍었다. 내 모습을 다각도로 보면서 어떻게 촬영하고 어떤 조명을 쓰면 박건처럼 보일지 다 같이 연구했다. 이 정도면 AI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들 영혼을 갈아 넣어 박건의 멋짐을 만들어줬고 고마웠다. 이번 설에 선물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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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아끼지 않는 화려한 액션도 이번 '휴민트'에서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는 바. 박정민은 '휴민트'에서 맨몸 액션, 낙하 액션, 총기 액션, 카체이싱까지 다양한 액션을 완벽히 소화했다. 이와 관련해 "나도 액션스쿨 다녀봤다면 다녀본 배우인데, 류승완 감독은 정말 액션에 있어서 디테일이 다르다. 라트비아 로케이션 촬영 때도 숙소에서 쉴 때 무술감독과 액션을 짜서 영상을 찍고 그걸 내게 보여주면서 동작을 외우라고 했다. 손이 안쪽으로 꺾이는지 밖으로 꺾이는지까지 신경 쓰면서 디테일한 액션을 만들었다. 내가 그동안 액션스쿨에서 배운 것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싶을 때가 정말 많았다"고 곱씹었다.
'휴민트'의 강렬한 첫 등장인 다트 액션 신에 대해 박정민은 "그 장소가 정말 좁다. 실제 라트비아의 한 가정 집에서 촬영했는데, 아무래도 박건의 첫 등장신이어서 너무 무섭고 떨리더라. 박건이 강렬하게 등장을 해줘야 하는 장면이었다. 내가 과연 강렬하게 등장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하게 긴장이 확 풀리는 순간이 생겼다. 브로커가 던진 유리병을 내가 다시 받아서 곧바로 브로커에게 다시 던지는 장면이었다. 나는 그 장면이 CG로 만들 줄 알았다. 날아오는 병을 다시 잡아 예쁘게 던져야 했는데 사람이 할 수 없는 액션이라고 생각했는데 류승완 감독이 이 장면을 실제 해보라며 내게 주문하더라. 처음에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 동작이 바로 됐고 몇 테이크 안가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여기서 류승완 감독의 인정을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져 첫 등장신을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말이 안 되는 동작이었는게 그걸 우리가 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액션을 잘하거나 몸을 잘 쓰는 배우는 아니었다. 오히려 지적인 배우 롤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류승완 감독은 반대로 나를 몸 잘 쓰는 배우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나는 그 착각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었고 열심히 했다. 영화 중반 이후 임 대리(정유진)를 찾아가기 위해 집 담을 넘는 신도 무조건 내가 해야 했다. 그런걸 해냈을 때 쾌감이 있었다. '내가 하다니!'라며 스스로 좋아하기도 했다. 류승완 감독에게 이렇게 중요한 주연 역할을 줘서 한편으로 감사했다. 같이 해냈다는 것에 뿌듯했다. 여전히 액션은 자신 없고 액션신이 무섭고 몸 쓰는 게 어렵지만 잘 해낸 것 같다"고 스스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화사가 박정민과 함께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19/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화사, 박정민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11.19/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화사, 박정민이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11.19/
'휴민트' 속 멋진 비주얼 전 지난해 청룡영화상으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연 과정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정민은 "'그런 일(청룡영화상 축하 무대)'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지 않았나? 청룡영화상에서 있었던 그런 일도 크게 의도한 일이 아니였고 관계자들이 시켜서 한 건데, 그 시상식 이후 반응이 좋아서 '휴민트' 제작사에서 좀 좋아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됐다' 하진 않았다. 누군가는 '대운'이 터졌다고도 하는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주변에서 좀 더 알아봐 주고 무대인사가면 플랜카드 들고 있는 팬들이 두, 세명 더 늘어났을 뿐이다. 내 개인의 인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운까지는 아니고 '요즘에 좋은 일이 내게 많이 벌어지는구나' '운이 좋구나' 그 정도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이 영화가 개봉을 아직 안해서 모르겠는데 아마도 영화까지 잘 되면 '대운'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머쓱해했다.
그는 "청룡영화상 무대가 화제가 된 후 박해준 형이 좀 배 아파하더라. 그런데 막 대놓고 '휴민트' 배우들이 '축하한다'고는 안 하더라. 사실 나는 청룡영화상 축하무대를 다시 본 적이 없다. 화제가 된 건 너무 알았지만 스스로 너무 창피했다. 내 알고리즘에도 정말 많이 뜨는데 이 악물고 안 봤다. 신기루 같은 현상이고 금방 사라질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시상식으로 화제가 됐을 때는 나보다 내 주변 사람이 신나했던 것 같다. 그동안 열심히 해왔는데,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엄한 걸로 스타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이제 뜨는구나!' 이야기를 들을 때 한편으로는 '어디까지 떠야 하나?' 의문이 들기도 하더라. 팝스타 저스틴 비버만큼 되어야 스타로 인정을 해주는 건가 싶었다. 데뷔 초에는 엄청 뜨고 싶다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나는 지금도 충분하다. 만족한다. 그 무대를 딛고 다른 것을 해보겠다는 야망은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청룡영화상 무대가 내 실제 마음가짐과 대중이 해석하는 무대의 서사가 너무 다르더라. 그때 나는 정말 그냥 한거다. 어떤 의도도 담겨있지 않은데, 정말 많은 서사를 붙여줬다. 모든 영화나 소설 등등 보는 사람의 해석에 달려있지 않나? 꿈보다 해몽이 더 좋았던 경우다. 내가 그 영상을 보면서 내 자신을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왜곡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그 무대에 대해 굳이 나의 해석을 붙이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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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신세경과 멜로 라인 역시 박정민은 "'휴민트'를 미리 본 관객들은 로맨스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데, 영화를 촬영할 때만 해도 멜로 장르를 이야기 할 정도로 도드라질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그저 박건은 감정의 진폭이 많고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변화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인물을 류승완 감독이 제안해 줘서 감사했다. 박건이라는 인물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온 것 자체가 처음부터 채선화를 찾겠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황치성을 찾아가고 계속 그 주변을 뒤졌던 것은 아마도 북한에서 채선화가 블라디보스토크로 흘러갔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사랑 하는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지킬 것인지라는 박건의 목표를 설정하고 촬영에 임했다. 채선화와 함께 있지 않는 장면에서도 그 목표를 계속 떠올리고 생각하며 설정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엔딩쯤 선화와 마주쳤을 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멜로 연기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영화를 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고 그런 영화를 보면서 울기도 했다. 다만 배우를 하고 싶다는 생각과 꿈을 꾸면서 '내 인생에 멜로 영화는 찍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울리지 않는, 꼴값 떤다고 생각했다. 늘 자기 객관화를 충분히 하려고 했고 혹여 대중의 뭇매를 맞고 싶지 않아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내 인생에서 멜로는 당연히 없을 것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휴민트'도 멜로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멜로 장르를 안 해보고 싶은 배우는 없을 것이다.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 뿐이다.실제로 나에게 멜로 장르 시나리오가 거의 안 들어왔다. 15개 정도의 시나리오를 받는다면 그 중 멜로는 1개 정도의 빈도였다. 선택의 폭도 좁았다. 그래도 앞으로 멜로를 제안 받는다면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사진=샘컴퍼니
'휴민트'는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이 출연했고 '베테랑' '베를린'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