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대헌(27·강원도청)이 실력으로 '반칙왕'의 오명을 씻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선에서 2분12초31로 2위로 통과했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대헌은 이 종목에서 또 다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8년 평창 대회 남자 5000m 계주까지 합치며 3개 대회 연속 메달이다.
운이 따랐다. 준결선에서 3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2위로 통과한 일본의 미야타 쇼고가 페널티를 받으며 황대헌이 2위로 올라섰다.
대망의 결선. 황대헌은 신동민(화성시청)을 비롯해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 쑨룽, 리우 샤오앙(중국), 윌리엄 단지누, 스티븐 드로이(이상 캐나다), 닐 트레이시(영국) 등 무려 9명과 레이스를 펼쳤다. 한국이 2명, 캐나다가 2명, 중국이 2명 나섰다. 황대헌은 후미에서 상황을 살폈다. 11바퀴부터 치열한 선두 싸움이 이어졌다. 트레이시와 단지누가 1, 2위를 형성했다.
6바퀴까지 황대헌은 계속 뒤에서 레이스를 이어갔다. 5바퀴 남기고 3명이 넘어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황대헌이 4바퀴를 앞두고 3위까지 올라섰다. 2바퀴에서 2위까지 도약했다. 마지막 바퀴. 황대헌이 대추격에 나섰지만, 판트바우트를 넘지는 못했다. 그래도 대단한 2위였다.
황대헌은 이날 레이스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그는 계속된 페널티로 '반칙왕'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그는 13일 남자 1000m 준준결선에서 1조 경기에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심판진은 그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레이스 막판 네덜란드의 퇸 부르를 막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이었다. 경기 후 황대헌은 "내가 더 앞서 있어 방어하는 상황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여론은 부정적으로 흘렀다. 황대헌은 이미 여러차례 페널티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평창과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1000m 종목에서 페널티를 받고 실격을 당한 바 있다. 평창 대회 1500m 결선, 베이징 대회 500m 준결선 등을 포함하면, 올림픽 개인전에서 총 7개 종목에서 무려 4개 종목에서 페널티를 받았다.
황대헌은 과거 대표팀 선발전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동료 박지원을 상대로 한 무리한 추월 시도로 '팀킬 논란'을 빚었다. 린샤오쥔(임효준)과의 법정 공방 등까지 겹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한국 팬들의 반응도 갈수록 좋지 않았는데, 해외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중국 해설자는 "황대헌은 실력이 부족해 반칙을 한다. 존경할 만한 상대가 아니다"며 조롱 섞인 악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황대헌은 실력으로 다시 한번 분위기를 바꿨다. 그와 불편한 관계였던 린샤오쥔은 준결선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황대헌은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임을 증명해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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