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전임자(포옛 감독)로부터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넘겨받은 정정용 감독은 올해 첫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슈퍼컵(21일)에서 '똑똑하게' 잘 대처했다.
그는 경기전 인터뷰에서 단판 승부인 슈퍼컵은 결과(우승)보다 현재 팀의 위치를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반면 황선홍 대전 감독은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원정팀 대전은 덤볐고, 홈팀 전북은 그런 대전을 상대로 높은 골결정력과 외국인 선수들의 한 수 위 개인 능력을 앞세워 2대0으로 승리, 올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정 감독은 포옛이 2025년 정규리그와 코리아컵에서 '더블(2관왕)'을 하면서 만든 전북 축구 컬러를 크게 흔들지 않았다. 박진섭 송민규 전진우 홍정호 등이 '전주성'을 떠났고, 대신 모따 오베르단 김승섭 박지수 등이 새로 가세했지만 기본 틀은 같았다. 강한 압박으로 볼을 빼앗은 후 신속하게 역습으로 상대 빈공간을 파고들었다. 포옛 축구가 속도감을 가장 중요시했다면, 정 감독은 후방에서 빌드업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한 후 상대의 좌우 측면을 무너트렸다. 전임자가 잘 만들어 놓은 기존 밥상에 새로운 재료로 몇 가지 요리를 추가해 훌륭한 한 상을 차린 셈이다. 그는 지도자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를 하지 않았다. 첫 경기부터 자신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작은 변화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정 감독은 슈퍼컵 우승 이후 시상식에서 자신이 한 게 없다는 듯 우승 트로피를 들지 않았다.
전북 구단 수뇌부가 새로 영입한 공격수 모따는 첫 경기에서 김태현의 도움을 받아 결승골을 터트렸다. K리그 천안-안양을 거치며 검증을 마친 모따는 별도의 적응이 필요치 않았다. 조커로 나선 티아고는 쐐기골로 우승에 일조했다.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받은 오베르단, 국가대표 출신 센터백 박지수도 각각 허리와 수비라인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 결과적으로 축구의 코어인 모따-오베르단-박지수로 내려오는 '척추라인'이 첫 경기부터 올해 정규리그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대전을 상대로 제대로 가동됐다. 세 선수 모두 이적생이었지만 첫 경기부터 승부처에서 자기 몫 이상을 했다. 모따는 결승골로, 오베르단은 매끄러운 공수 연결로, 박지수는 결정적인 수비로 2골차 승리와 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은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내 '클린시트(무실점)'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전북이 슈퍼컵에서 보여준 게 최상의 경기력은 아니다. 경기 막판 페널티킥도 내줬고, 호흡도 완벽하지 않았다. 2골을 넣었지만, 공격 횟수 등에선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서 "정정용 감독은 서서히 자신의 축구 색깔을 입힐 것이다. 좀 더 공격적인 옵션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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