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패션위크 앞두고 공식계정에 공개…"구찌가 인간모델 못구하다니 암울" 댓글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모델이 등장하는 화보를 대거 공개하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구찌는 이탈리아에서 개막하는 세계적 패션 행사인 밀라노 패션 위크를 앞두고 전날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여러 장의 화보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들 이미지는 "AI로 생성됐다"는 설명이 달려있으며,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차림의 남녀 커플, 노년 여성 등 인간의 모습을 한 AI 모델이 구찌 로고를 드러내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또한 우주 공간을 떠도는 인공위성에 황금색 구찌 장식이 달린 이미지, 해변을 뛰어다니는 흑마 등 동물이나 사물 화보도 여러 장 게시됐다.
이러한 AI 이미지를 놓고 온라인 공간에서는 구찌가 밀라노 패션 위크를 맞아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과 창의성"을 기린다고 했으면서 실제로는 인간 모델과 사진작가를 배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도마 위에 오른 AI 이미지는 선글라스를 쓴 노년 여성이 구찌 제품으로 치장하고 모피 코트 차림으로 레스토랑 한가운데를 걸어가면서 주변의 시선을 집중시킨 화보다.
이미지 아래 달린 한 댓글에는 "구찌가 1976년 의상을 입을 진짜 밀라노 할머니를 인간 모델로 찾지 못하다니, 암울한 시절이구나"라고 비꼬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에서 AI로 대량 생산되는 저질 이미지를 뜻하는 'AI 슬롭(slop)'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실제로 초고가 명품 브랜드인 구찌가 세계적 이목이 집중되는 밀라노 패션 위크를 맞아 어떤 이유에서 이런 AI 이미지를 공식 계정으로 내세웠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흔히 AI 이미지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선호되지만 구찌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마케팅을 위해 저비용 기술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BBC는 짚었다.
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구찌가 공개한 AI 화보를 놓고 온라인에서 "엉성하다" "촌스럽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화려한 로고를 드러내는 패션보다는 조용히 브랜드를 보여주는 패션이 유행한 것이 구찌에는 악재가 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패션연구소의 프리실라 찬 박사는 BBC에 "럭셔리 브랜드는 최신 기술이 자사 브랜드에 긍정적 이미지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 여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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