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이글스의 안방마님 최재훈이 손가락 골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미트를 놓지 않고 있다. 그 뜨거운 책임감이 한화 투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리그 최고 파이어볼러 문동주도 대선배의 헌신에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동주에게 최재훈은 어지러울 때 마다 방향을 잡아주는 등대 같은 조력자였다. 나란히 대표팀에 발탁됐다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
문동주는 처음에 최재훈의 골절 소식을 접하고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비행기 탈 때 기사를 보고 오보라고 생각했는데, 오키나와에 도착해서 선배님 손가락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정말 아팠다"고 털어놨다.
실제 최재훈은 생애 첫 대표팀 발탁 소식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문동주에게 '대표팀 가면 어떻게 해야 하냐, 뭘 준비해야 하냐, 짐은 뭐 챙겨야 하냐'며 사소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물었던 선배. 꿈에 그리던 대표팀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좌절감을 알기에 후배 입장에서 마음이 더 아팠다.
하지만 최재훈은 아쉬움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손가락 골절로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투수들의 피칭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공을 직접 받아주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재훈이 받아준 부상 후 두번째 불펜 피칭을 마친 문동주는 "선배님이 어떤 마음으로 우리 공을 받아주시는지 잘 알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부상 중에도 공을 받아주시는 것 자체가 나를 포함한 모든 투수에게 엄청나게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재훈은 오히려 이 시간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다. 그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에서 보는 것보다 밖에서 지켜보는 게 투수들에 대한 올시즌 구상이나 흐름이 더 잘 보여서 나쁘지 않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특히 새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들의 적응을 위해 지켜보고 조언을 건네는 등 '마운드의 완성도'를 최우선순위에 두는 모습.
"내가 없어도 팀은 잘 돌아가겠지만, 한 명이라도 더 공을 받아보고 대화하고 싶다"는 최재훈의 헌신. 올 시즌 한화의 원팀 스피릿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오키나와=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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