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2의 눗바가 필요하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에 도전하는 일본이 의외의 고민에 휩싸인 눈치다.
일본 스포츠나비는 3일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대표팀 애칭)에 요구되는 제2의 눗바'라는 제목의 칼럼을 소개했다. 2023년 대회에 합류해 우승에 일조했던 일본계 미국인 메이저리거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대한 기억을 소환했다.
칼럼에선 '메이저리그에선 시즌 막판에 팀 담당기자 투표로 언성히어로를 뽑는 전통이 있다. 수치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팀 공헌도가 평가 대상'이라며 2023년 대회 당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눗바의 역할을 소개했다.
당시 다르빗슈는 3경기 6이닝을 던졌으나 7안타 5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6.00이었다. 수치상으로는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고 보긴 어려운 부분. 하지만 스포츠나비는 '결승전에서 스스로 불펜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 선수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대회 전체를 통틀어 보면 다르빗슈는 젊은 투수들에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고, 그 가치는 수치로 헤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눗바의 활약상도 빼놓지 않았다. 스포츠나비는 '그가 출루 후 펼친 후추 그라인더 세리머니는 팀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었다'며 '발탁 당시 핵심 전력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대회에선 높은 출루율과 성실한 수비로 활약했다. 일본 팬들에게 어필했던 것도 겸손하고 밝은 캐릭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오카모토 가즈마(토론토 블루제이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 최고의 선수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정신적 지주' 다르빗슈가 빠졌고, 눗바도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일본계 선수 없이 로스터를 짰다.
스포츠나비는 '투수진 중에선 스가노 도모유키(콜로라도 로키스)와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에게 다르빗슈의 역할을 기대해 볼 만하나다'면서도 '야수진에서 눗바가 맡았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누가 담당할까. 이 부분이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슈퍼스타 오타니가 팀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별개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 올릴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이런 일본의 모습은 이번 대회를 앞둔 류지현호와 대비된다. 2023년 대회 일본의 눗바가 그랬던 것처럼, 류지현호는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김도영(KIA 타이거즈), 안현민(KT 위즈) 등 젊은 태극전사들도 쾌활한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대회 준비를 마쳤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류지현 감독마저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에 동참하는 등 중압감에 휩싸였던 이전 대회와 달리 일찌감치 '원팀' 분위기가 형성됐다.
오로지 대회 2연패를 목표로 하는 일본. 한국은 도전자 입장에서 도쿄돔으로 향한다. 상반된 분위기 속에 맞붙는 두 팀이 과연 어떤 결과를 얻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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