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그 홈런 하나가 정말 가슴 아프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에이스는 곽빈이었다. 이번 대표팀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안 보인다는 말이 계속 나왔다. 실제로 3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5.33으로 부진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그래도 가장 좋은 공을 뿌린 투수가 곽빈이었다. 그런 곽빈을 결국 지는 경기에서 허비하게 돼 결과적으로 아쉽게 됐다.
곽빈은 8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년 WBC' C조 조별리그 대만과 경기 0-1로 뒤진 4회 구원 등판해 3⅓이닝 47구 2안타(1홈런) 1볼넷 3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곽빈은 한국이 6회말 3-2로 역전해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지만, 데인 더닝과 고우석이 차례로 흔들리는 바람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4대5로 패했다.
한국은 1승2패 4위로 주저앉아 2013년 이후 대회 4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 9일 열리는 호주전에서 마운드가 2실점 이하로 버티면서 5점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정규이닝 기준). 한국이 3실점 이상 하는 순간 승패와 상관없이 탈락이다. 또 한국 타선이 대폭발해 콜드게임 승리를 거둬도 수 이닝이 부족해 경우의 수 계산에서 불리해지기에 콜드게임이 선언되지 않는 선에서 크게 이겨야 한다.
곽빈은 한국과 대만을 통틀어 이날 가장 빠른 시속 97.9마일(약 157.5㎞) 강속구를 던졌다. 직구(18개)와 커터(15개), 체인지업(9개), 커브(5개)를 섞어 장타력이 좋은 대만 타선을 상대로 그나마 잘 버텼다.
6회 선두타자 정쭝저에게 허용한 홈런이 이날 곽빈의 유일한 흠이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시속 96.6마일(약 155.5㎞)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던졌는데, 실투가 아니었는데 정쭝저가 잘 쳤다.
곽빈은 지난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치른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가 손톱이 깨지는 부상으로 2이닝 3실점에 그친 뒤 강판해 걱정을 샀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았고, 이날 전력 피칭도 해냈으나 팀이 탈락 위기에 놓인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곽빈은 대만전을 마친 뒤 "1점을 안 줬더라면 더 좋은 승부가 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냥 홈런 하나가 정말 가슴이 아프다. 더 이닝을 끌고 가면서 우리가 더 타이트한 경기에서 승부를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홈런은 대만 타자 정쭝저가 잘 쳤다.
곽빈은 "불리한 카운트에서 자신 있는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잘 쳐서 그냥 넘어갔다. 실투까지는 아니어도 더 완벽한 공을 던질 수 있었지만, 그 정도가 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타자가 잘 쳤다고 생각한다"며 상대를 인정했다.
곽빈은 도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한국이 8강 진출 기적을 쓰지 못하면 이번 대회 추가 등판은 없다.
곽빈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아쉽다. 지금 많이 분위기가 처져 있다. 내일 또 힘을 내서 경우의 수도 있으니까. 기적적으로 잘해서 올라가서 정말 더 높은 곳으로 가서 우리가 기적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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