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게 일본 야구와 한국 야구의 차이인가.
일본도 '식겁'했다. 호주 돌풍 앞에서 말이다. 하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승리했다.
일본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대3으로 신승했다. 3승으로 본선 진출 확정.
그런데 일본도 호주가 쉽지 않았다. 일본을 만나기 전 2연승 상승세를 탄 호주의 돌풍은 우연이 아니었다. 5회까지 일본과 0-0으로 맞섰다.
6회초 선취점도 호주의 몫이었다. 일본의 경기가 꼬였다. 주자는 나가는데 득점이 안됐다. 찬스마다 병살로 찬물이 끼얹어졌다.
7회말 일본 공격. 1사 1루 상황서 곤도가 친 타구는 또 병살 코스였다. 하지만 호주 수비 치명적 실수.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투수가 유격수 송구를 받지 못했다. 이닝이 끝나야 하는 게 2사 1루로 이어졌고, 여기서 투수 케네디가 요시다에게 통한의 역전 투런을 맞고 말았다.
여기서 경기 흐름이 확 바뀌었다. 8회 선두 무라카미가 볼넷을 얻어냈고 대주자 유쿄가 2루를 훔쳤다. 타석에는 마키. 마키는 주자가 2루로 가자 풀스윙을 멈추고, 바깥쪽 공을 힘없이 결대로 밀었다. 주자를 3루로 보내겠다는 완벽한 팀 배팅. 여기서 일본은 9번 타순 대타 사토를 넣었고 사토가 1타점 2루타를 치며 쐐기점을 얻었다. 일본이 8회 4점까지 득점을 늘리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다. 9회초 솔로포 2방을 맞고 3-4까지 쫓겼기 때문이다.
마키는 이날 7번타자로 나섰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 떠오르는 거포 2루수다. 2023 시즌 센트럴리그 안타 공동 1위, 타점 1위. 2021년 입단한 선수가 2024 시즌 요코하마 주장이 됐다. 그만큼 리더십,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 상황에 맞는 팀 배팅을 보여주며 이 선수가 왜 젊은 나이 주장이 됐고, 스타들이 즐비한 일본 대표팀 주전 멤버가 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야구에도 울리는 바가 큰 장면이다. 이번 한국 대표팀도 KBO리그 각 팀 강자타들을 모아놨다. 이정후와 김혜성을 필두로 존스, 위트컴 미국에서 활약하는 해외파 선수들도 소집했다.
개개인 능력으로만 보면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일본 선수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김도영, 문보경 등 젊은 주축 타자들의 퍼포먼스는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연습경기부터 본 대회까지 이런 팀 배팅 장면은 거의 없었다. 풀스윙 '모 아니면 도' 야구다.
물론 벤치 개입도 필요하겠지만, 마키의 경우 주자가 2루에 가자 알아서 밀어치는 모습이 보였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마키를 동료들은 홈런 친 것처럼 환영했다.
야구는 개인이 잘하면, 그게 모여 힘이 되는 스포츠라고 한다. 팀 스포츠와 개인 스포츠 사이 미묘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마키의 플레이를 보면, 야구는 팀 스포츠라는 게 명확히 보인다. 이런 팀이, 홈런타자 9명 모인 팀보다 더 강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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