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의 두 선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경기 중 악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포수 칼 롤리와 멕시코 외야수 랜디 아로자레나가 그 주인공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양팀 간 B조 경기에서 문제의 장면이 잡혔다.
1회초 멕시코의 공격. 1사후 아로자레나가 타석에 들어서면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앉아있는 롤리에게 악수를 건넸다. 그런데 롤리가 이를 받지 않고 그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 아로자레나가 잘 못 들었는지 귀를 롤리의 얼굴에 가까이 대는 모습도 나온다.
하루가 지난 11일 롤리는 현지 취재를 가있는 시애틀 담당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게 논란이 되는 게 마음에 안든다. 이게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큰 문제일 수 없다. 난 랜디를 좋아한다. 그와 멕시코 대표팀에 대한 존중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이미 그와도 연락을 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시애틀로 다시 돌아가면 가족이고 형제다. 그를 위해 뭐든 할 것이고 우리가 우승하는데 필요한 뭐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밝힌 것이다. 둘 사이에 당시 타석에서 별 문제가 없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데 롤리와의 통화를 하기 전 아로자레나는 멕시코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를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ESPN은 '아로자레나는 꺼져버려, 지옥에나 가라와 같은 모욕적인 비난을 했다'며 '아로자레나는 롤리가 자기에게 만서 반가워라고 말했고, 그의 엉덩이를 밀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로자레나가 롤리에 진심으로 화가 난건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롤리는 "랜디와 연락이 닿아 그게 무엇이든 간에 '모욕감을 느꼈다면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시애틀에서는 동료이고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누군가와 경기를 한다면 그도 똑같이 원할 것 같다. 그가 나에게서 같은 에너지를 원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포수 칼 롤리가 10일(한국시각) B조 멕시코전 승리 후 개럿 위트락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리조나 캠프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지휘하고 있는 댄 윌슨 시애틀 감독에게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롤리와 통화를 했다는 윌슨 감독은 "둘 다 승부욕이 큰 선수들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한다. 그건 우리가 클럽하우스에서 발휘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이게 이슈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윌슨 감독은 아로자레나와도 통화를 하겠다고도 했다.
애리주나 캠프서 훈련 중인 시애틀 선수들도 SNS에 퍼진 당시 두 선수의 장면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선수는 없었다. MLB.com에 따르면 대부분 "아직 그 장면을 못 봤다"거나 "오늘 캠프에서 큰 뉴스가 뭐 있나?" 정도의 반응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롤리가 아로자레나의 악수 제안을 거부한 것은 일반적인 건 아니다.
MLB.com은 "규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포수는 손에 파인타르 같은 물질이 닿는 걸 피해야 한다. 투수의 손에 전달될 수 있는 물질에 관해 금지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경쟁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고위험 토너먼트에서 선수들이 그런 제스처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며 '지난 주 호주 포수 로비 퍼킨스도 체코 타자의 악수를 거부해 논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마크 데로사 미국 대표팀 감독은 MLB네트워크에 "상대 선수의 호의를 거부하는 게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둘은 동료다. 롤리가 경기 전 또는 경기 전날 아로자레나에게 '너와 포옹하지 않을 거야. 널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한 것 같다"고 했다.
둘 사이의 문제는 WBC 종료 후 시애틀 캠프에서 다시 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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