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국 킬러' 이미지를 굳힌 쩡하오주 감독(47)이 대만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산리뉴스 등 대만 매체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쩡하오주 감독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쩡하오주 감독은 대만으로 귀국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단과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졸업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동안 라쿠텐 몽키스 코치직을 병행하며 대표팀을 이끌다 올 시즌 1군 감독으로 선임된 그가 이번 WBC를 끝으로 소속팀에 전념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됐다.
쩡하오주는 대만의 '국민 감독'이다. 2024 프리미어12에서 대만의 사상 첫 성인 국제 대회 우승을 이끌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타이베이돔에서 가진 첫 경기에서 한국을 6대3으로 꺾었고, 도쿄돔에서 열린 결승전에선 일본에 4대0 영봉승을 거두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대만 선수단이 귀국길에 오른 전세기는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돌아왔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으로부터 직접 축하를 받기도 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호주전에서 패한 뒤 일본에 0대13, 7회 콜드패를 당하면서 일찌감치 패색이 짙어졌지만, 체코전을 14대0 콜드승으로 장식한 데 이어, 한국과 연장 10회 승부치기 혈투 끝에 5대4 승리를 거뒀다. 일본전 콜드패 당시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흘리며 "모두 내 책임"이라고 호소했던 쩡하오주 감독은 한국전에서 뛰어난 운용으로 다시 박수를 받았다.
차이치창 중화직업봉구연맹(CPBL) 회장도 물러날 뜻을 밝혔다. 집권 민진당의 원내대표이기도 한 그는 당 중앙상임위원회에 앞서 현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도 함께 물러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을 끝으로 CPBL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 가능성을 일찌감치 배제한 것이다.
베테랑 투수 천관위(36·라쿠텐 몽키스)도 대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드러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24 인천아시안게임, 2017 WBC,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한국과 맞붙을 때마다 선발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번 대회 로스터에 포함돼 선수단의 중심 역할을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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