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이 경기 전 토로했던 '선발진 고민'을 무색하게 만드는 완벽한 호투였다. '2018년 슈퍼루키' 양창섭이 한화의 강타선을 잠재우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향한 강력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양창섭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2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총 투구 수 68개 중 스트라이크를 39개나 꽂아 넣는 공격적인 투구로 선발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포심 최고 구속 148㎞, 슬라이더 투심(144㎞), 커브를 섞어 한화 타선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선두타자 오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후 강백호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내주며 1, 3루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한화의 중심 타자 채은성. 하지만 양창섭은 흔들리지 않았다. 5구째 128km 체인지업으로 채은성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유격수 이재현의 역모션 캐치 후 병살 연결의 호수비 도움을 받았다.
고비를 넘긴 양창섭은 거침이 없었다.
2회에는 자신을 구해준 이재현의 송구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보답하듯 후속 타자 김태연을 범타와 하주석을 삼진(하주석), 1루주자 도루실패로 잡아냈다. 3회 역시 1사 후 연속 실책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페라자 뜬공, 강백호를 유인구로 삼진 처리하는 등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4회에는 단 11개의 공으로 채은성 한지윤 김태연 세 타자를 깔끔하게 요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날 양창섭의 호투는 삼성 벤치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발진 구축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캠프 동안 야수진은 정립이 됐지만, 투수 쪽은 캠프 때 구상했던 것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 정상적인 선발은 최원태 한 명뿐이다. 양창섭, 좌완 이승현 등 선발 후보들이 모두 들어가야 하는 비상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양창섭은 보란 듯이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박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외국인 투수 영입 난항과 기존 선발진의 컨디션 난조로 시름하던 삼성에 양창섭의 존재감은 반가운 소식이다. 2018년 데뷔 당시 고졸 슈퍼루키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던 그가 2026시즌 삼성 마운드의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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