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뭔가 멋진 선물을 해야 한다."
미국 대표팀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이 확정된 12일(한국시각)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내놓은 평가다. 미국을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아 넣었던 이탈리아가 멕시코를 이기면서 되려 2위로 8강에 오를 기회를 준 것을 평한 것. SI는 '마크 데로사 감독이 이탈리아 사령탑인 프란시스코 체르벨리 감독에게 뭔가 멋진 선물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SI 뿐만이 아니다. 미국이 8강에 올랐음에도 현지 분위기는 싸늘하다. CBS스포츠는 '이탈리아 덕분에 1라운드 탈락 굴욕을 면했다. 지난 이틀 간을 교훈 삼아야 한다'고 평했고, USA투데이는 '미국 대표팀이 머물고 있는 숙소는 환호성으로 물들었다'고 전했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미국 대표팀은 큰 기대를 받았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중심으로 역대급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방에서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2023년 대회를 거론하며 '복수'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걸 정도였다. 본선 1라운드 B조에서 3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3승째를 올린 멕시코전을 마친 뒤엔 선수, 코치진이 클럽하우스에서 오랜 기간 머물다 숙소로 가는 버스 시간을 연기하면서 "진지하게 야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기도.
그러나 이탈리아전에서 6대8로 패한 뒤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문제였다. 5회까지 무득점에 그친 타선은 그렇다 쳐도, 마운드가 무너지며 한때 7회 콜드패 위기까지 몰렸다. 뒤늦게 반격을 시작해 점수차를 좁혔지만, 이미 벌어진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관중석에선 미국 팬들이 애타게 "유에스에이(USA)!" 구호를 외쳤으나, 결과는 패배였다.
데로사 감독도 논란을 자초했다.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MLB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록 우리가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이 경기(이탈리아전)를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미국은 3연승을 거뒀지만 2승을 기록 중이던 이탈리아전에서 패한다면 멕시코(2승1패)-이탈리아전 결과에 따라 1라운드 탈락 여부가 가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럼에도 데로사 감독은 이탈리아전에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투랭(밀워키 브루어스), 알렉스 브레그먼(시카고 컵스) 등 주전 다수를 제외했다.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채 이탈리아를 얕봤다가 제대로 당한 셈. 야후스포츠는 '데로사 감독이 (멕시코전을 마치고) 이탈리아전 전날 밤 선수, 코치들이 늦게까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는 걸 암시한 걸 고려하면 이 결과(이탈리아전 패배 및 1라운드 탈락 위기)는 더 추악해 보인다'고 적었다. 데로사 감독은 경기 후 해당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명맥한 내 실수다. 멕시코-이탈리아전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오늘 경기 패배시 여러 부분에 대한 계산을 잘못했다"고 토로했다.
이탈리아의 도움으로 B조 2위를 차지한 미국은 8강전에서 캐나다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도미니카공화국 간 8강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투게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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