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무증상이더라도 유방암 일부 아형에서 진행성이라면 뇌 MRI 정기 검사가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유방암연구팀 손주혁, 김건민, 김민환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HER2 양성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뇌 MRI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면서 뇌 전이 발생 위험과 무증상 단계에서의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ESMO Open(IF 8.3)' 최신호에 실렸다.
현재 국내외에서 통용되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신경학적 증상이 없다면 정기적인 뇌 MRI 검사를 권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HER2 양성 및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은 다른 유방암 환자보다 뇌 전이 발생 위험이 커 뇌 전이 조기 발견의 필요성이 계속 논의됐다.
신약 개발 측면에서도 이렇게 발견된 뇌전이에 효과적인 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환자에 사용하는 약제 중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도 효과가 큰 항암 치료 조합이 나오고 있다. HER2 표적 치료제인 엔허투(Enhertu)나 투키사(Tukysa) 기반 병합요법이 대표적인 예다.
손주혁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세암병원에서 치료받은 진행성 HER2 양성 또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중 뇌 전이 증상이 없는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뇌 MRI 검사를 시행했다. 진행 시점은 MRI는 유방암을 진단받은 때와 2차, 3차 치료를 시작할 때다.
연구 결과, 전이성 유방암 진단 시점에서 시행한 초기 뇌 MRI 검사에서 이미 9.8%의 환자에게서 증상 없이 뇌 전이가 발견됐다. 이후 치료 경과 중 정기적인 뇌 MRI 선별검사를 반복 시행한 결과, 뇌 전이 누적 발견율은 19.6%까지 증가했다. 특히 뇌 전이가 발생한 전체 환자 33명 가운데 약 67%에 해당하는 22명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뇌 전이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 전이 환자들은 절개 없이 정확한 위치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수술(SRS) 등을 받았다. 치료 전후 인지기능 평가에서도 유의한 저하가 없어, 증상이 없더라도 뇌 전이를 조기에 진단하는 것과 빠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했다.
손주혁 교수는 "최근 뇌 전이에 효과적인 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조기 발견 환자에서 방사선·수술·전신치료를 적절히 병합해 생존 연장과 삶의 질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민 교수는 "이제 뇌 전이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만 대응하는 합병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조기 발견하고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할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민환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HER2 양성이나 삼중음성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정기적으로 뇌 MRI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확증하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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