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진짜 맛있어요, 오이시(Oishii)!"
2026년 WBC 도미니카공화국 야구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SNS 광고를 따내 웃음을 자아냈다. 광고 제품은 '이토엔'의 녹차.
타티스 주니어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이토엔의 녹차를 들고 활짝 웃는 사진을 올렸다. 녹차를 맛있게 마시는 영상도 함께 업로드됐다.
타티스 주니어는 게시물에 "연락을 준 이토엔에 감사하고, 이렇게 광고를 하게 됐다. 정말 맛있다. 오이시(맛있다를 뜻하는 일본어)! 나는 일본과 녹차를 사랑한다"고 적었다.
사연이 있는 광고다. 지난 11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WBC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미니카공화국 대표 선수 샌디 알칸타라와 헤럴드 페르도모의 태도가 논란이 됐다. 기자회견 테이블에는 대회 공식 스폰서인 일본 기업 이토엔의 녹차 음료 페트병이 놓여 있었다. 알칸타라가 기자회견 직전 음료 뚜껑을 따서 한 모금 마신 뒤 표정을 구기더니 곧장 쓰레기통에 음료를 뱉고, 음료 역시 병째로 버린 뒤에 자리로 돌아왔다.
옆자리에 있던 페르도모도 마찬가지. 그는 음료병을 책상 아래로 치워버렸다. 기자회견 영상에 이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논란이 됐는데, 특히 일본 매체들이 거세게 비판했다.
이토엔은 WBC 공식 스폰서 자격으로 공식기자회견장 테이블에 음료를 올려둘 수 있었다. 그만큼의 광고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주최측은 미디어 노출을 위해 공식기자회견장 선수 테이블에 올려뒀는데,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이 이런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치워버리거나 음료가 맛이 없다는 표현을 했으니 당연히 문제가 됐다.
해당 브랜드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이자 일본 야구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글로벌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단 하루만 벌어진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도 도미니카공화국의 후안 소토(뉴욕 메츠)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해당 음료를 테이블 아래로 안 보이게 치워버려 논란이 됐다. 이들은 히죽히죽 웃으며 장난을 치듯 이런 행동을 대놓고 했다.
일본 언론은 "오타니가 모델인 브랜드라 도미니카공화구 선수들이 견제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고, 일각에서는 "게레로 주니어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 분풀이를 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게레로 주니어와 오타니는 각각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토론토와 다저스의 간판스타다. 결과는 다저스의 2년 연속 우승. 다저스의 우승을 이끈 오타니를 음료병으로도 마주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태도가 프로답지 못했던 것은 분명하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지난 14일 한국과 대회 8강전에서 10대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우승 후보의 위력을 뽐냈지만, 경기장 밖에서 태도 논란 팀의 품격을 떨어뜨릴 만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지난 16일 4강전에서 미국에 1대2로 패해 탈락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타티스 주니어만큼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해당 음료를 보고 카메라를 향해 들어 올리며 '내게 전화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은 오타니가 아닌 자신을 광고 모델로 쓰라는 어필로 받아들였는데, 이토엔은 기꺼이 타티스 주니어에게 광고를 주고 이슈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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