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제(20일) 볼 좋던데."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 앞서 5선발 준비를 하고 있는 우완 김태형에게 여전히 신뢰를 보였다.
김태형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2패, 5이닝, 평균자책점 12.60에 그쳤다. 볼넷은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는데, 투구 수가 111개에 이른다. 5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는데 너무 많다. 피안타율은 4할5푼5리.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구위를 갖췄는지 고개를 갸웃할 만한 수치들이다.
김태형은 2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특히 애를 먹었다. 2이닝 6안타 2사구 4삼진 6실점에 그쳤다.
삼자범퇴로 끝낸 1회, 2번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공 14개를 던졌어도 잘 버텼다.
그러나 2회 노시환과 강백호 채은성, 하주석까지 한화 주축 타자들에게 4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이후 2차례 사구를 내주고, 폭투로 실점하는 등 마운드에서 정신이 없었다. 스스로 2회까지 마무리하긴 했지만, 이대로 5선발 경쟁을 이어 가도 될지 갸웃하게 되는 경기 내용이었다. 다른 경쟁 후보로는 황동하가 있다.
이 감독은 "어제 (김태형의) 볼이 좋던데, 굉장히 낮은 데로 공이 어렵게 어렵게 잘 들어갔다. 확실히 컨디션이 엄청 좋다고 느꼈는데, 페라자한테 공 14개를 던지고 거기서 아마 힘이 빠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2회부터 타자들한테 조금씩 맞아 나가는데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다독였다.
오히려 감독이 부탁한 것들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김)태형이한테 계속 이야기했던 게 있다. 차라리 볼넷 주지 말고 맞으라고 했다. 안타 맞아 나가는 거야. 타자들이 잘 친 것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지금처럼 맞는 것은 그렇게 맞으면서 커야 되는 게 맞다. 볼넷 안 주고 맞아서 나가는 것은 충분히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잘 던졌고, 구위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했다.
김태형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5년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한 유망주다. 장기적으로 국내 에이스로 키울 재목으로 보고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게 했다. 지난해는 프로에 오자마자 구위가 떨어져 애를 먹었지만, 정규시즌 막바지 직구 구속을 150㎞대로 회복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덕분에 올봄 황동하와 5선발 경쟁을 펼치며 지금까지 왔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젊은 투수들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투수들은 분명히 1년, 2년 프로에서 적응하고 그에 맞는 패턴을 찾으면 분명 좋은 투수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표하는 선발투수들도 첫 번째, 두 번째 해 만에 자리를 찾는 선수들이 잘 없다. 3~4년차가 됐을 때 자기들이 보여줄 수 있는 기량이 만개하는 것이다. 지금 태형이는 2년차고, 작년 마지막에 선발 들어와서 조금씩 던졌는데, 지금 구위를 봤을 때 저 정도의 선발투수감을 찾는 게 국내에서 쉽지 않다"며 김태형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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