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게 지금 우리의 숙제죠."
지난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올해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하는 한화 이글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한가지 숙제는 확실하게 확인했다. 이 자리에 누가 들어가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지난해 한화가 LG 트윈스를 위협하는 우승 대항마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핵심 요인은 마운드였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었고 베테랑 류현진과 영건 문동주가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여기에 불펜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의 팀 불펜 WAR은 10.13으로 10개 구단 중 2위였다. 본격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김서현이 33세이브를 챙기면서 뒷문을 고정적으로 막아줬고, 그 앞을 한승혁, 박상원, 김범수, 조동욱, 김종수 그리고 혜성처럼 등장한 '루키' 정우주가 역할을 분담해서 맡았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뒤지는 면이 없었다. 리그 불펜 1위 WAR은 SSG 랜더스였지만, 더 견고한 선발진과의 조화가 더해진 한화가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불펜이 역할을 확실히 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한화 불펜에는 뚜렷한 구멍이 보인다. 바로 한승혁과 김범수의 이적이다. 한화는 FA 타자 강백호를 영입하면서, 한승혁을 보상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FA 자격 취득까지 1년이 남았다는 이유였는데 KT는 지난해 16홀드 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25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필승조 한승혁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FA 김범수는 한화와의 협상 합의에 실패했다. 불펜 보강을 노렸던 KIA 타이거즈가 김범수와 3년 최대 20억원의 조건에 영입하면서 사실상 한화는 필승조 2명이 한꺼번에 이탈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범수는 지난해 73경기 48이닝, 한승혁은 71경기 64이닝을 책임졌다. 둘이 합쳐서 112이닝을 책임져줄 새로운 얼굴이 더 등장해야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불안감도 엿보였다. 한화는 21일과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2연전을 전부 졌는데, 승패를 떠나 실점 내용이 썩 좋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도 부진했는데 불펜 투수들도 연거푸 실점이 나왔다.
첫 경기에서는 선발 엄상백이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고, 세번째 투수 이상규가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동안 4점을 더 허용했다. 이튿날에는 선발 에르난데스가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뒤이어 박준영이 1이닝 2실점, 박상원이 ⅔이닝 2실점, 정우주가 1이닝 1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현재 롯데 타선이 워낙 뜨겁고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올라오는 투수마다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고민을 안겨줬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자신감있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범 경기가 끝나야 한다. 어제(21일)처럼 나오는 사람마다 점수 주는 게 아니라, 잘 막아내면서 솎아내야 한다. 그게 (개막을 앞둔)지금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시범경기 마지막 2경기까지 마친 후 김경문 감독은 모든 전력 구상을 끝낼 예정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금의 유망주 투수들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마지막 퍼즐에 딱딱 들어맞을 불펜진의 성장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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