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병규 코치가 도대체 뭘 한 거야.
롯데 자이언츠의 화려한 봄이 막을 내렸다.
롯데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3대6으로 패했지만, 8승2무2패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역대 13번째 시범경기 1등. 봄에는 메이저리그에 가도 1위를 할 것 같은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봄은 의미가 또 다르다. 야수진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고승민, 나승엽은 불법 도박 여파로 사라졌다. 기대를 모았던 2군 폭격기 한동희도 옆구리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한 박찬혁도 손바닥 수술을 받는다.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시범경기 기간 롯데 방망이는 쉴 새 없이 터졌다.
주목할만한 건 타자들의 타격 내용이다. 롯데는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하고, 화려한 선수들을 데리고도 성적을 내지 못했다. 멤버만 보면 빠지지 않는데, 뭔가 조직적인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들 화려하고, 큰 스윙에 몰두하는 경향들이 있었다.
하지만 올 봄 롯데는 다르다. 유독 밀어치는 안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24일 SSG전을 보자. 유강남은 2회 좌중월 홈런으로 손맛을 봤다. 그리고 4회 두 번째 타석. 보통 홈런을 친 선수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다음 타석 스윙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유강남은 좌투수 베니지아노 상대 볼카운트가 2B1S으로 밀리자, 4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롯데가 친 6개 안타 중 홈런 2개 제외, 3개가 우타자들이 밀어친 안타였다.
우연이 아니다. 롯데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 잭 로그의 '밥'이었다. 잭 로그는 롯데 상대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36을 찍었다. 그런데 그 잭 로그를 시범경기에 만나 2이닝 만 7득점했다. 그 때도 보면 1회 한태양과 손호영이 연속해서 1루 라인 선상으로 밀어 2루타를 쳤고, 윤동희가 2루 팀배팅으로 주자를 3루에 보내 2점을 만들었다.
2회에도 한태양이 잭 로그의 바깥쪽 공을 툭 받아 센터 방면으로 보냈고, 손호영은 다음 타석에서도 바깥쪽 공을 밀어치기 달인처럼 우중간으로 날려 2루타로 연결시켰다.
이병규 타격코치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2021년 롯데에서 은퇴한 뒤 1, 2군을 오가며 쭉 타격 파트를 지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도중 1군에 올라와 김태형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현역 시절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겸비한 좌타자로 이름을 날렸는데, 그 때도 밀어치는 타격이 일품이었다. 지도자가 돼서도 달라진 건 없다. 선수들에게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것을 강조한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우선이 돼야한다는 지론을 펼친다. 팀 성적이 나야, 결국 그 개인 성적도 가치가 오른다.
카운트가 몰리기 전에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고, 카운트가 불리할 때는 경기 상황과 상대 투수 특성 등을 고려한 타격이 롯데에서 나오고 있다. 확실히 달라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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