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역시 '초대형' 평가를 받을 만했다.
오재원(19·한화 이글스)은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서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한화의 오랜 숙원 사업을 끝내는 활약이었다. 한화는 그동안 중견수 자리에 고민을 안고 있었다. 외인이 아닌 국내선수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다. 몇몇 구단에서 트레이드 제의가 왔지만, 투수 유망주를 내달라는 이야기에 결국 접기도 했다.
한화는 육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유신고 외야수를 지명했다. 일찌감치 공수주에서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 만큼 잘 성장한다면 미래 한화의 중견수 한 자리는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오재원은 '미래'가 아닌 '현재'였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일찌감치 '1군 합격점'을 내렸다.
18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개막전. 오재원은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에서 1번타자로 나온 건 2009년 김상수(삼성) 2022년 김도영(KIA)에 이은 KBO리그 세 번째. 한화 구단으로는 최초다.
경기를 앞두고 오재원은 "감독님께서 이렇게 기회를 주셨는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잘 살려서 중견수 자리로 계속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긴장이 풀린 뒤 곧바로 실력 발휘를 했다.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알칸타라를 상대로 3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쳤고, 이후 후속 타자의 안타와 땅볼로 홈까지 밟았다.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는 빠른 주력을 앞세워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오재원은 8회말 안타 한 개를 더하면서 3안타 경기를 했다.
고졸 신인 개막전 3안타는 한화 구단 최초. KBO리그에서는 1996년 장성호(해태)와, 오재원과 같은 날 잠실 LG전에서 3안타를 친 KT 이강민에 이은 세 번째다.
공격은 완벽했던 하루. 그러나 수비에서 '옥에 티'가 있었다. 5회초 만루 위기에서 키움 브룩스의 안타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더듬은 것.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오게 됐다.
신인으로서는 그야말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오재원은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김 감독은 "일찍이 끼가 보였다. 멜버른에서도 '이놈 봐라' 하는 생각이 있었다. 선배들한테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야구를 하는 모습이 있다. 연예인도 끼가 있어야 슈퍼스타가 되듯 (오)재원이가 그런 면이 좋아 보였다"고 칭찬했다.
오재원은 "어제는 운이 많이 따라준 거 같다. 좋았던 플레이보다 좋지 않았던 걸 돌려보면서 왜 실수했는지 많이 봤다"라며 "수비 실수는 마음 급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짧은 타구라 나도 모르게 빨리하려다가 그렇게 됐다.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안타 소감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고, 첫 단추를 이렇게 빨리 끼우게 돼서 좋았다. 그 덕분에 다음 플레이가 잘 이어졌던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만원관중의 응원도 직접 느껴보니 남달랐다. 오재원은 "생각보다 환호나 파이팅이 커서 소름이 돋았다"라며 "그런 응원에 떨리기도 했지만, 나는 떨리는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긴장되지만 응원해주시는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목표는 1군 생존. 오재원은 "올시즌 1군에서 부상없이 오래 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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