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 외야수 곤도 겐스케(33). 2주 전까지만 해도 얼굴을 들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타자가 일본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8강 탈락을 지켜만 봤다. 그는 1번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 뒤를 받치는 2번을 맡아 '1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라운드 C조 대만과 첫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 한국전에서 3타수 무안타, 호주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경기가 쌓이면 타격감이 살아날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선수 본인은 물론, 그를 중용한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51)도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8강전.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5-8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가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4경기, 14타석에 들어가 한국전에서 딱 한 번 볼넷으로 출루했다.
시종일관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8강 탈락의 원흉 중 한 명으로 꼽힐만했다. 곤도 대신 마지막 2경기에 선발 출전한 사토 데루아키(27·한신 타이거즈)가 2루타 2개를 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바타 감독 용병술을 두고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WBC 때 바닥을 친 타격감이 개막시리즈에 맞춰 올라왔다. 일본 최고 타자의 위용을 되찾은 곤도가 맹타로 팀을 개막 3연승으로 이끌었다. 상대가 소프트뱅크와 올해 퍼시픽리그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니혼햄 파이터스라서 의미가 더했다. 소프트뱅크는 2024~2025년, 2년 연속 니혼햄을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섰다. 곤도는 니혼햄에서 11년을 뛰고 FA가 되어 2023년 최고 대우를 받고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었다.
29일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개막시리즈 3차전. 2번-좌익수로 나선 곤도는 1,2회 연속으로 볼넷으로 출루해 1득점을 기록했다. 4회 세 번째 타
석. 2루타를 치고 나가 3번 야나기마치 다쓰루의 적시타 때 두 번째로 홈을 밟았다. 6회 삼진을 당하고, 8회 좌전안타를 쳤다. 3타수 2안타 2득점 2볼넷. 4차례 출루왕에 오른 '출루머신'답게 4출루 경기를 했다. 경기는 소프트뱅크의 8대4 승리로 끝났다.
27일 개막전부터 시원하게 터졌다. 2-3으로 뒤진 3회 1점 홈런을 터트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1회 3실점하고 끌려가던 소프트뱅크는 9회 6대5, 끝내기 승을 거뒀다.
28일 역전승의 중심에 곤도가 있었다. 0-2로 뒤진 5회, 소프트뱅크 타선이 폭발했다. 곤도는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3-2 역전. 상대 우완 선발 다쓰 고타(22)가 던진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으로 날렸다. 곤도는 이날 2루타 2개를 쳤다.
개막시막즈 3경기에서 10타수 5안타, 타율 0.500, 4타점, 4득점. 타격-홈런-타점-출루왕 출신다운 맹활약이다. WBC에서 극도로 부진해 마음고생이 컸는데,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예열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개막을 앞두고 WBC 부진 충격에 따른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니혼햄은 3경기에서 8홈런을 치고 3연패했다. 에이스 이토 히로미(29), 다쓰, 아리하라 고헤이(34)가 선발 등판한 경기를 모두 내줘 충격이 컸다. 아리하라는 29일 경기에서 6이닝 7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센트럴리그에선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두 팀이 시리즈를 쓸어담았다. 히로시마 카프가 주니치 드래곤즈,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를 3연패로 몰아넣었다. 3연승 두 팀이 이번 주중에 마주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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