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런 투수가 한국에선 통한다니까. 올해 한번 두고보라. 기대해도 좋다."
호주 1차 스프링캠프 당시 케일럽 보쉴리를 처음 본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자신감이다. 실전에서도 조금씩 증명되고 있다.
보쉴리는 31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데뷔 첫승을 올렸다.
안타 5개, 볼넷 2개를 허용하며 적잖은 위기도 겪었다. 삼자범퇴로 끝낸 이닝이 한번도 없었다. 1회 1사 1,3루, 2회 무사 1,2루, 3회 2사 2루, 5회 2사 1,2루 등 4번이나 스코어링 포지션에 상대 주자가 나갔다.
하지만 평균 구속이 140㎞대 중후반에 형성되는 직구-투심-컷패스트볼에 130㎞ 중반의 체인지업-스위퍼, 그리고 120㎞ 미만의 슬로 커브를 섞은 절묘한 볼배합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텍사스 레인저스, 탬파베이 레이스를 두루 거치며 통산 28경기에 등판한 빅리거 출신답게 당황하지 않고 여유로운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특히 한화의 '307억' 토종 홈런왕 노시환을 상대로 투심과 스위퍼를 주무기로 3연속 삼진을 잡아낸 승부사 기질이 눈부셨다. 보쉴리에게 흔들린 노시환은 결국 이날 1경기 5타수 5삼진이란 굴욕을 당했다. 1경기 개인 최다, 역대 최다 삼진 타이 기록이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보쉴리가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좋은 위기 관리 능력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승 축하한다"며 칭찬했다.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능력이 제대로다"라는 이강철 감독의 찬사대로, 크게 벗어나는 공 없이 모든 구종 모든 공을 존 근처에 뿌리며 타자를 현혹시키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보쉴리가 가장 먼저 아쉬워한 지점도 "볼넷 2개가 나왔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볼넷을 준게 아쉽다. 보완해야한다"는 것.
그래도 보쉴리는 "전반적으로 내가 원하는 구종을 원하는 로케이션에 던졌다. 만족스러운 경기"라고 설명했다.
보쉴리는 지난해 11월 외국인 선수 첫해 맥시멈 100만 달러에 KT와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다저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동료 맷 사우어와 함께 뜨거운 우정으로 맺어졌다. 두 사람 모두 첫 등판에서 5이닝을 책임지며 첫승을 따냈다.
보쉴리는 "좋은 친구이자 동료, 경쟁자인 사우어에 이어 나도 승리해 기쁘다. 우리는 오직 팀의 승리를 위해 던진다. 올해 목표는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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