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방망이가 침묵해도 그의 '진가'는 가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빅리그 콜업을 향한 무력시위는 더욱 독해졌다.
LA 다저스 산하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이 안타 없이도 3출루 경기를 완성하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반면, 다저스가 애지중지 키우는 '경쟁자' 알렉스 프리랜드는 경기 도중 대타로 교체되는 굴욕을 맛봤다.
김혜성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볼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라스베이거스 에비에이터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2볼넷 1사구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3-8 대승에 기여했다.
개막 후 폭격하던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은 멈췄지만, 김혜성의 진짜 무기는 '눈'과 '다리'였다.
1회초 첫 타석부터 95마일(약 154km) 포심 패스트볼에 몸을 맞고 1루에 걸어 나간 김혜성은, 후속 타자 잭 에르하드의 중전 2루타 때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들었다. 거침없는 전력 질주로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백미는 2회초였다. 2사 후 찬스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상대 투수와 무려 12구까지 가는 피 말리는 '혈투'를 벌였고 몸쪽 낮게 파고드는 예리한 슬라이더를 악착같이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내 흐름을 이었다.
6회 1사 1, 2루에서도 예리한 선구안은 빛났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모조리 파울로 걷어내더니 또 한 번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의 징검다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김혜성이 출루한 후 오클라호마시티 타선은 6회에만 대거 7득점을 폭발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또 김혜성은 8회말 수비부터는 2루수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이동해 외야수 실험까지 이어갔다.
비록 무안타로 인해 트리플A 타율은 5할에서 4할 1푼2리로 소폭 하락했지만, 눈부신 선구안 덕에 OPS는 여전히 0.971에 달한다.
김혜성은 이같이 제 몫을 해냈지만 경쟁자 알렉스 프리랜드는 달랐다. 프리랜드는 미국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의 홈경기에 2루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에 머물러 7회말 타석에서 대타 미구엘 로하스로 교체됐다. 김혜성이 이날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특유의 빠른 발과 눈으로 팀에 기여한 반면 프리랜드는 팀의 4-1 승리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타가 터지지 않는 날에도 악착같이 살아 나가 팀의 득점 루트를 개척하고 수비 포지션까지 넘나드는 1번 타자. 다저스 벤치가 김혜성을 계속 마이너리그에 묶어둘 명분은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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