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전력 질주를 언제 봤었나.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4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리그 최고 포수로 인정받고 있다. 공-수 모두에서 양의지를 위협할 포수가 없는 현실이다. 투수 리드와 수비는 그렇다 치고, 두산에서 여전히 4번타자다. 두 번의 FA 계약 규모를 합치면 총액 277억원이다.
하지만 천하의 양의지도 한 번 꼬이면, 엉킨 실타래를 풀기 쉽지 않다는 걸 이번 시즌 보여주고 있었다. 양의지는 개막 후 3경기에 모두 4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했다. 14타석 무안타. 볼넷 출루조차도 없었다.
개막 3경기를 치른 시점, 규정 타석을 채운 82명 선수 중 안타가 없는 선수는 양의지가 유일했다. 삼성 김영웅도 13타수 무안타 기록을 깨고, 31일 두산전 연장 10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나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지금까지 상대 선수로만 봐왔는데, 양의지는 정말 무서운 타자다. 파워와 정확성을 다 갖춘 선수다. 올해는 첫 안타가 안 나오고 있는데 본인은 오죽하겠나"라며 고전하는 주장을 감쌌다.
김 감독은 이날도 양의지를 4번에 배치했다. 믿음이었다. 김 감독은 "곧 올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믿음에 보답하고픈 마음이었을까. 양의지가 기어이 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이 것도 쉽지 않았다.
2회 첫 타석은 3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4회 2사 1루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 삼성 선발 양창섭의 공을 잡아당겼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흐르는 공.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열심히 뛰어 공을 잡았지만, 역동작이라 웬만한 타자는 살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이재현은 포기하지 않고 1루에 공을 뿌렸다. 양의지기 때문이었다. 일단 포수라 기본적으로 발이 느린데다 나이도 있다. 부상 방지를 위해 웬만해서는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설프게 뛰다 다쳐서 경기에 못 뛰는 상황이 발생하면 최악이니, 코칭스태프도 말린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양의지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 안타 1개가 너무 간절했다. 이를 악 물고 뛰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그렇게 16타석 만에 천금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31일 삼성전을 보면 양의지의 타구는 계속해서 우측으로 밀렸다. 그래서였는지 양의지는 1일 경기를 앞두고 연습 타격에서 의도적으로 3루쪽 파울 타구를 만들었다. 더 빠른 타이밍에 방망이를 돌린 것이다. 그 연습의 효과였는지 이날은 5회까지 세 타석 타구 모두 3루쪽으로 갔다.
양의지는 두산이 2-8로 밀리던 5회말 수비를 앞두고 윤준호와 교체됐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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