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또 한 번의 탈락, 20년 전 이탈리아를 영광의 순간으로 이끌었던 레전드도 고개를 숙였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은 1일(한국시각)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이탈리아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제니차의 빌리노 폴리에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PO) A조 결승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무릎을 꿇어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탈리아는 이번 탈락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경기 종료 후 가투소 감독은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 처참하게 패배할 이유가 없었다"며 "힘든 경기였고, 득점 기회도 있었지만, 그게 축구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에겐 월드컵 진출이 절실히 필요했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 이탈리아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 스포츠를 위해서 말이다. 이런 타격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해 죄송하지만, 선수들이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력에 만족하지만,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했다.
가투소는 현역 시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2000년대 AC밀란에서 활약하며 이탈리아 축구의 황금기를 누렸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투소는 이탈리아가 마지막으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안드레아 피를로와 함께 최고의 중원 멤버로 활약했다. 월드컵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빛나는 시기였다.
가투소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나섰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이탈리아 대표팀의 영광이 꺾이기 시작했다. 2020년 유로에서는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나, 월드컵에서는 고전이 이어졌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2018년과 2022년, 2026년까지 세 차례나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레전드인 가투소가 돌아와 팀을 반등시켰음에도 반전은 없었다. 가투소는 본선 진출 실패 시 "이탈리아를 떠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 것이다"라는 공약까지 걸었으나, 팀은 이를 이뤄내지 못했다.
한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가투소가 이탈리아 감독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이탈리아 축구협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젠나로 가투소 감독과 잔루이지 부폰에게 잔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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