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감독이라는 자리가 참 어렵네요. 지적 한마디 하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김종민 감독의 예상치 못한 계약해지로 갑작스레 사령탑을 맡아 챔프전을 이끌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김영래 감독대행. '독이 든 성배'를 들고 치른 첫 챔피언결정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도로공사는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대3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래 대행은 이날 경기 전 김종민 감독의 갑작스런 계약해지에 대해 "첫날 기사가 나간 뒤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히며 "코치진 모두 자지도, 먹지도 못할 만큼 고민이 컸다. 나 역시 6kg이나 빠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기 후 만난 김 대행은 "직접 지휘해 보니 감독직의 무게감과 압박감이 상상 이상으로 컸다"며 입을 뗐다. 특히 경기 도중 흐름이 끊길 때 선수들을 다독여야 할지, 강하게 질책해야 할지를 두고 끊임없이 갈등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강하게 지적하고 싶다가도, 혹시나 선수들의 기가 더 죽어서 경기력이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조심스러워지더라"며 긴박했던 승부의 세계에서 느낀 초보 사령탑의 고충을 전했다.
그래도 김영래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큰 액션을 취하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온 몸으로 유도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날 도로공사의 패인은 '조바심'에 있었다. 에이스 모마에게 공격 점유율이 50% 이상 쏠린 데 대해 김 대행은 세터 이윤정의 심리적 압박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점수를 앞서가면 여유가 있었을텐데 끌려가다 보니 가장 믿을 수 있는 모마에게 공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타나차의 경기감각 마저 떨어지면서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완벽한 리시브 상황에서 속공을 풀어가지 못한 점을 아쉬워 했다. 김 대행은 "리시브가 완벽하게 왔을 때조차 속공 호흡이 맞지 않았다"며 "상대의 범실을 기회로 잡아야 했는데, 마음이 급해 먼저 뜨거나 자리를 이탈하는 등 수비 시스템이 흔들렸다"고 진단했다.
비록 1차전은 내줬지만 김 대행은 곧바로 3일 2차전 준비에 들어갔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 재건이다.
김 대행은 "2차전 전까지 속공 타이밍과 리듬을 맞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세터가 여유를 갖고 코트 안에서 선수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 힘으로만 밀어붙이기보다 영리한 플레이가 나와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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