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이상하게 꼬였네.'
남자프로농구 부산 KCC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앞두고 때아닌 스케줄 고민에 빠졌다. 막상 PO 시즌을 준비하려고 하니 전혀 예상치 못한 데서 경기일정이 꼬일 우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향후 PO가 어떻게 전개될지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금물이라지만, 스포츠 세계라는 게 속단할 수 없기에 '웃픈(웃기고도 슬픈)' 코미디 같은 상황이다.
KCC의 돌발 변수, PO 일정 고민은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 같은 홈경기장(사직실내체육관)을 사용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더욱 흥미롭다.
현재 남녀 프로농구에서 KCC와 BNK는 유일하게 같은 연고지, 공동 홈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KCC가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 처음으로 나란히 PO에 진출할 가능성이 생겼다.
6위 KCC는 7위 수원 KT와 6강 경쟁 중이지만 1.5게임 차로 유리하고, 4위 BNK는 5위 우리은행이 3일 정규리그 최종전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패할 경우 PO에 진출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승리할 경우 승률-맞대결 전적 동률이지만 맞대결 득실에서 '+4'로 우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포스트시즌 일정을 살펴보던 KCC 관계자들은 전혀 생각지 못한 허점을 발견했다. 오는 28일 WKBL 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과 KBL 리그 4강 PO 3차전이 사직실내체육관 오후 7시로 겹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일정은 KBL의 경우 3-6위간 6강 승리팀의 홈이고, WKBL은 1-4위간 PO 승자 중 정규 하위팀의 홈으로 편성됐기 때문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예측불가였다. KBL과 WKBL은 정규리그 막판 순위경쟁이 한창 진행중인 시기에 PO 일정을 짜야 했기 때문에 서로의 리그 상황을 미처 고려할 수가 없었다.
물론 BNK가 극적으로 PO에 진출한 뒤 정규 우승팀 청주 KB를 물리쳐 챔프전까지 가야 한다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시나리오가 성립돼야 한다. KCC 역시 6강을 통과해서 4강까지 안착한다는 가정이다.
이들 가정법이 모두 성립하는 게 확률적으로 극기 낮다 하더라도 홈경기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구단 사무국 입장에서는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KCC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에 하나, 챔프전까지 진출했을 경우 5월 11일부터 15일 사이 예정된 4, 6차전의 개최 장소가 난감하다.
부산에서 열리는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겹치기 때문이다. 사직실내체육관은 기계·리듬체조 종목 경기장으로 배정됐다. 본 대회는 5월 23~26일 열리지만 17일부터 리듬체조 사전경기가 열린다.
소년체전 체조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체육관 준비 과정을 거치려면 보통 1주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5월 10일부터 농구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 역시 KBL도 구단도 미리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KCC 구단 측이 KBL 등 관계기관에 해결책을 문의했지만, 누구도 미래를 장담못할 상황이라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막상 그런 상황이 임박해야 방책이 나올 것 같다"면서 "일각에서는 KCC, BNK 중 한쪽이 PO에서 빠지면 자연스레 해결된다는 농담도 하는데, 경기일정이 꼬이더라도 끝까지 가볼 것"이라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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