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3루타 하나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하지만 레이예스의 머릿속에는 개인 기록이 아닌 팀이 먼저였다.
롯데 자이언츠 리드오프 레이예스가 맹타를 휘두르고도 패하자 아쉬움을 삼켰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3루타 욕심 대신 팀 배팅을 선택하며 끝까지 헌신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레이예스는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1회초 리드오프로 나선 레이예스는 2루타를 터뜨리며 경기의 문을 열었다.
2사 3루에서 한동희는 몸쪽 깊숙한 공을 피하지 않고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찬스를 이어갔다. 이어 윤동희가 LG 선발 치리노스의 스위퍼를 잡아당겨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레이예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윤동희는 2루까지 전력 질주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회에도 롯데 타선의 집중력은 이어졌다. 2사 이후 장두성이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하며 치리노스를 흔들었다. 이어 레이예스 타석에서는 2루수 이영빈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출루에 성공했다. 비록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롯데는 초반부터 치리노스 투구수를 늘리며 압박했다.
추가점을 올릴 찬스를 살리지 못한 롯데는 곧바로 역전을 허용하며 3-1로 끌려갔다. 답답했던 공격 흐름을 다시 바꾼 것도 레이예스였다.
6회초 2사 1루. LG 장현식의 3구째 135km 슬라이더가 바깥쪽 낮게 들어오자 레이예스의 배트가 힘차게 돌아갔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잠실구장 가장 깊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30m 동점 투런포를 터뜨린 레이예스는 포효했다. 레이예스 홈런포로 롯데는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홈런으로 레이예스는 2루타-안타-투런포를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까지 3루타 하나만을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곧바로 흐름은 다시 LG 쪽으로 넘어갔다. 6회말 마운드를 이어받은 최이준이 2사 만루에서 문성주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내줬다. 이어 7회에도 실점이 이어지며 점수는 3-7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8회초 마지막 기회. 1사 1,3루에서 레이예스에게 타석이 돌아왔다. 3루타 하나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 큰 스윙 대신 정확한 타격을 선택했다. 결과는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희생타. 개인 기록보다 팀 득점을 먼저 생각한 팀 배팅이었다.
마지막 타석까지 레이예스는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는 뒤집히지 않았다.
이날 레이예스는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리드오프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해냈다. 경기가 끝난 뒤 레이예스는 그라운드에 잠시 멈춰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는 LG 선수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3루타 하나를 남겨둔 상황에서도 팀 배팅을 선택했던 레이예스. 맹타보다 더 강하게 남은 건, 팀을 먼저 생각한 리드오프의 헌신과 패배의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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