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955일 만의 복귀전에서 '시속 160km' 광속구를 뿌리며 화려하게 귀환했던 '슈퍼 에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하지만 엿새 만에 다시 선 마운드에선 철저히 '감각 복원'에 초점을 맞춘 영리한 피칭을 선보였다.
안우진은 지난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0대3으로 패하며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마운드 위의 안우진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안우진은 1이닝 동안 모든 힘을 쏟아붓는 전력투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이번 KT전은 결이 달랐다. 18일 경기 전 키움 설종진 감독은 이날 등판에 대해 "2이닝 정도 던진다. (투구 수는) 35개에서 40개 정도"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투구수는 단 28개로 2이닝을 끝냈다. 최고 157㎞의 직구(11개)를 바탕으로 커브(6개), 슬라이더(7개), 체인지업(4개) 등 자신이 가진 무기를 골고루 점검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지난 롯데전이 1이닝 전력투구였다면, 이번에는 2이닝 동안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고 밝혔다. 특히 평소보다 커브 비중을 높인 것에 대해 "아직 투구 감각이 완벽하지 않아 여러 구종을 던져보려 했다. 특히 슬라이더가 좋았던 점은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팬들이 가장 가슴을 쓸어내린 대목은 안우진의 몸 상태였다. 복귀전 직후 손가락 물집 소식이 전해지며 등판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 그러나 안우진은 예정된 날짜에 마운드에 올랐고, 투구 내용에서도 통증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물집은 치료됐고, 어깨나 팔꿈치 상태도 아주 괜찮다. 내일 아침이 돼봐야 알겠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며 특유의 씩씩한 목소리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팔꿈치 인대 재건술과 어깨 인대 재건술이라는 두 번의 큰 수술을 이겨내고 돌아온 만큼, 구단과 선수 모두 철저한 관리 속에 '건강한 안우진'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기록상으로는 실점이 있었지만, 실력보다는 불운이 겹쳤다. 1회에는 3루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2회에는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장준원의 적시타에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안우진은 실점 위기마다 병살타를 유도하거나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2022년 탈삼진 왕(224개)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는 안우진은 이제 세 번째 등판을 조준한다. 그는 "다음 등판 때도 준비해온 대로 포수 (김)건희와 잘 소통하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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