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최고참 포수' 강민호(41)가 팀 에이스 원태인(26)을 둘러싼 태도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마운드 위에서 나온 돌발 행동이 선·후배 간의 내분으로 비치는 것을 막기 위한 베테랑의 발 빠른 대처다.
논란은 지난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 도중 발생했다. 0-0으로 팽팽하던 4회초, 원태인은 오지환, 천성호, 박동원에게 3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이어진 1사 2, 3루 상황에서 좌타자 이영빈이 바깥쪽 체인지업을 억지로 끌어 2루쪽 땅볼을 굴렸다. 전진수비하던 2루수 류지혁이 잡았지만, 발 빠른 3루주자 천성호를 홈에서 태그아웃시키기는 무리라고 판단해 1루에 던져 타자주자만 잡아냈다. 추가 실점으로 0-4가 되는 순간, 1루를 향해 커버를 가던 원태인이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 근처에 있던 선배 류지혁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욕설을 내뱉는 듯한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 장면이 일부 영상에 '홈에 던지지 않은 류지혁에 대한 불만'을 기정사실화 하는 제목과 함께 '편집'됐고, 순식간에 팬들 사이에 '에이스가 선배 야수에게 예의 없는 행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은 크게 확산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주장 구자욱이 부상으로 1군에 없는 가운데, 고참 강민호가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강민호는 "태인이가 보인 행동은 LG 3루 베이스 코치의 모션이 너무 커서 집중에 방해되는 부분을 류지혁에게 하소연하는 과정에서 나온 모습이었다"고 했다. 이어 "저희 삼성 라이온즈에는 버릇없는 후배는 단 한 명도 없다"며, '내분'이 아님을 강조했다.
강민호의 해명 처럼 이번 논란이 팀 내 갈등이 아니라는 증거는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 당시 원태인은 홈 승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1루에 커버를 가느라 등을 돌리고 있어 3루주자 상황을 볼 수 없었다. 야수를 탓한 것이 아니라 잇단 실점 속 예민해진 본인 상태 속에 신경 쓰이게 하는 상대 팀 코치 등 주변 상황에 대한 짜증 섞인 반응에 가깝다.
둘째, 손가락의 방향도 홈이 아니었다.
원태인의 왼 손이 향한 곳은 홈 플레이트가 아닌 3루 쪽이었다. 이는 강민호의 설명대로 3루 코치의 움직임을 지적했음을 뒷받침 한다.
셋째, 경기 후 LG 주장인 박해민의 요청으로 면담까지 했다.
원태인의 설명을 들은 박해민은 상황 파악에 나섰다. 만약 원태인과 류지혁 간 문제였다면 삼성 내부의 일일 뿐이다. 아무리 이전에 친했던 동료 선후배였더라도 상대 팀 주장이 '공식적으로' 나설 상황은 아니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실점이 반복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나온 에이스의 살짝 과했던 승부욕이 빚은 해프닝이었다. 원태인은 이날 4⅔이닝 4실점으로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가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전 부상으로 개막 후 합류해 이닝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 에이스로서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스트레스가 외부 요인에 의해 폭발한 듯한 정황이다.
사실과 달리 기정사실화 된 '내분 논란'은 강민호의 해명으로 일단락 되는 분위기.
다만, 강민호의 해명대로 LG를 향한 불만이었다면 또 다른 측면에서 새로운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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